[바둑]50기 국수전…이창호의 부진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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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의 바둑이 예전 같지 않다.” 프로기사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어딘가 지쳐 보인다고 할까. 특히 포석이 그렇다. 지난주 삼성화재배에서 창하오 9단에게 진 두 판도 일찌감치 포석을 그르쳤다.

문용직 5단은 이 9단의 바둑에서 전과 달리 뭔가 “낯설고” “어색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9단의 부진은 모든 기사들이 그를 목표로 연구에 매진한 결과 실력 차이가 줄어든 이유도 있을 테고 나이를 먹으며 집중력이 떨어진 탓도 있을 게다.

심신이 지친 것인가 아니면 우화등선을 꿈꾸는 변신의 과정인가.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는데 15년 가까이 독주해온 게 더 놀라운 일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세상 이치가 아니겠는가.

흑 ○로 덤벙덤벙 뛰어놓기만 한 것 같은데 중앙이 까맣다. 두터움의 위력이다. 백 124를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흑은 중앙에 집을 낼 생각이 없다.

흑125, 127로 자체 삶을 모색하며 두텁게 대응할 뿐이다.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

백 136으로 뻗었을 때 윤준상 4단에게서 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흑 137부터 백 142까지 선수로 이끈 뒤 숨죽이고 있던 두 점을 끌고나온 흑 143의 수, 이 수가 결정타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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