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눈 빠지게 기다려도… 눈 없는 울릉도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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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섬 전체가 온통 눈(雪)으로 뒤덮이던 울릉도에 올해는 거의 눈이 내리지 않아 주민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23일 울릉기상대에 따르면 울릉도에는 이달 초 5cm가량 눈이 내린 이후 지금까지 1∼2cm가량 내린 게 전부다.

겨울이면 수십 차례 1∼3m가량 눈이 내리곤 하던 때와는 아주 다른 풍경. 울릉기상대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릉도에서도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북면 나리분지 주민들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겨울이면 나리분지의 설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구경하기가 힘들다.

나리마을 고영환(48) 이장은 “어릴 때부터 나리분지에 살고 있지만 올해처럼 눈이 없는 해는 처음”이라며 “다니기는 편하지만 눈이 적게 내리면 농사가 흉년이라고 해 주민들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전국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점을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이달 20∼27일 북면 나리분지 일대에서 대대적인 눈축제를 처음으로 열 계획이었으나 다음 달 10일로 미뤘다.

군 관계자는 “겨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아쉽다”며 “다음 달에도 눈이 내릴지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울릉=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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