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태산 같은 두터움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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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51 같은 두터운 수를 당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태산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 이 태산을 넘기 위해 쏟아야 할 노고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 흑 51은 상변 흑집을 부풀리면서 은근히 백대마를 내려다보고 있다.

박영훈 9단은 12분을 고민하다 백 52, 54를 서둘렀는데 검토실에서는 “조금 아깝다. 이른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렇게 꼬리를 내릴 게 아니라 백 ‘가’로 수습하는 것이 당당했다고 한다. 손을 빼 백 56, 58을 차지했으나 흑 59를 당한 게 아팠기 때문이다.

백 60에 끌어 궁도를 확보했다. 하지만 김승준 9단은 “참고도 백 1로 버티고 삼수갑산을 갈망정 3의 곳을 차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흑도 4에 치중해 매우 어려운 접전이 예상되는데 흑 12로 보강할 때 백 13으로 헤치고 나갈 여유가 있어 해볼 만하다.

흑 65가 요처였다. 명치에 묵직한 훅을 한 방 맞은 듯하다. 흑 67도 침착하기 이를 데 없다. 두텁게 선수로 처리한 뒤 흑 69로 하변을 파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얄밉도록 정확한 형세판단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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