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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21일 2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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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장은 임명동의안 가결에 나타난 다수표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봐야 한다. 재적의원 297명 가운데 183명이 참석해 찬성 157, 반대 22, 무효 4표가 나온 것은 임명동의안 통과 이상의 뜻이 담겨 있다. 물론 그의 인격과 전문성, 리더십이 높게 평가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4부(四府)의 한 축(軸)인 헌재소장의 장기 공백 사태에 대한 의원들의 고려도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 점에서 부동산 등 일부 의혹 제기에 대해 겸허할 필요가 있다.
전효숙 파동은 차기 정부에서까지 헌법의 해석 및 재판을 코드로 장악하려는 대통령의 무리한 욕심에서 비롯됐다. 임기를 3년이나 남긴 사법시험 동기의 재판관 직을 중도 하차시키고, 국회청문회 절차도 일부 생략하려 한 것은 명백한 헌법정신 위반이었다. 이 소장은 한마디로 전 씨 파동이 빚은 헌재의 위상 추락을 바로잡으라는 소명(召命)을 안고 출발하게 됐다.
작년 9월 임기를 마친 윤영철 전 헌재소장은 퇴임사에서 “이념과 이해(利害)의 갈등이 소용돌이치는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추진을 둘러싼 논란과 대통령선거로 큰 헌법적 쟁송(爭訟)들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개정 사립학교법과 세금 폭탄으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 등도 헌재의 위헌 심판대에 올라 있다. 17대 국회에서 쏟아 낸 법률 중에는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반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이를 가려내 시정함으로써 헌법 정신을 수호할 무거운 책무가 헌법재판소에 부여돼 있다.
‘거친 항해’를 앞두고 이 소장은 철저한 정치적 중립, 헌법전문가로서의 소신, 외압(外壓)을 견딜 용기를 보여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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