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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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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 타계한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을 가리키는 말이다.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의 퇴임으로 부통령 직에 오른 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퇴진해 정부통령 선거 한번 치르지 않은 채 ‘우연히’ 대통령 직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29개월의 짧은 대통령 직을 수행했다. 로널드 레이건, 닉슨, 빌 클린턴 같은 화려했던 전임 대통령에 비하면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는 미국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 미국 전체가 그를 추모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교수형에 처해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신년호 표지 인물로 내세우려다 격론 끝에 대신 포드 전 대통령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기로 했다. 이 잡지 관계자는 “후세인이 죽으면서 내뱉은 말 때문에 포드 전 대통령의 우아함과 관대함이 더욱 돋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방송사들은 지난해 12월 30일 포드 전 대통령의 시신이 미국 의사당에 안치될 동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의식을 생중계했다. 한 참석자가 쓰러지면서 안치 의식이 한때 중단됐지만 카메라는 성조기로 싸인 시신에만 초점을 맞췄다.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였다. 세계 경제의 심장인 뉴욕 증권시장도 장례식이 열리는 1월 2일 하루 휴장하기로 했다.
무엇 때문일까. 우선 그는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상처 입은 미국 사회에서 조정자와 갈등 중재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문화이다. 미국도 현직 대통령은 치열한 정쟁의 한가운데에 설 수밖에 없지만 퇴임하면 정파를 떠나 전직 국가수반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한다. 9·11테러와 같은 위기가 닥치면 단결과 건국정신을 이야기하면서 국민 통합에 앞장선다.
전직 국가원수를 포함해 중요한 인물이 타계하면 잘못보다 잘한 점을 부각시켜 영웅으로 만드는 미국 특유의 시스템도 작용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의 역사와 과거에 자부심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다.
평범했던 전직 대통령을 향한 미국 사회의 추모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미국인들이 왜 위기 때마다 강한 애국심으로 단결하는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공종식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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