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런 대선주자가 보고 싶다

  • 입력 2007년 1월 1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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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신문마다 대통령선거 예비 후보들의 웃는 얼굴이 희망찬 사진과 함께 실렸다. 아직은 춥고 고단해도 새 지도자만 잘 뽑으면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우리에겐 있다. 제대로 된 개혁에 목말라 있지만 대선주자들의 구애(求愛)를 받는 마음이 5년 전 같지는 않다. 말 한마디로, 눈물 몇 방울로 ‘재미 보려는’ 선동가에게 빠지지 않을 만큼 국민은 성숙해졌다. 그렇다면 이제는 대선 주자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차례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이번 선거에 걸렸음을 아는 국민은 선진화의 비전을 제시하고 앞장서 실천할 유능한 지도자를 원한다. 대선 후보들의 능력과 자질과 품성은 투표가 실시되는 12월 19일 당일까지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해 냉철하게 검증될 것이다. ‘모범답안’의 나열 같은 대선 공약에 현혹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선주자들은 ‘꼼수’로 대통령이 될 생각은 품지도 말기 바란다. 세 치 혀로 국민의 정신을 흐리게 하거나, 망국적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신(新)북풍’이라도 일으킬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단념하기를 당부한다. 국민은 그런 후보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대선이 특정 후보와 특정 세력의 한풀이 기회가 돼서도 안 된다. 국민은 이로 인한 비싼 대가를 이미 치렀다.

정당보조금은 꼬박꼬박 챙기면서 국민 문책 면하겠다고 정당 간판 바꿔 달기에 목매다는 행위는 세금 낭비나 다름없다. 판세를 뒤엎으려고 대선주자 몇몇이 ‘대화와 타협’이라는 이름 아래 야합을 한다든가, 국민의 뜻이라며 자기들끼리 모종의 약속을 했다가 손바닥처럼 뒤집는 깜짝쇼도 신물이 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눈앞의 표를 겨냥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을 내놓는다 해도 또 속을 국민은 없다.

우리가 바라는 지도자는 당장은 표가 안 되더라도, 진정 나라가 잘되는 길이라면 당당하게 밀고 갈 수 있는 인물이다. 이 사람만 믿고 따르면 5년 후엔 달라져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올해 선거에서는 이런 후보들끼리의 공정하고, 깨끗하고, 멋진 승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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