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나는 백,기는 흑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흑 31부터 다시 본다. 이 대목이 승부의 분수령이었기 때문이다. 흑 31과 백 32는 어느 쪽이 큰가? 백 32는 근거의 요처이니 당연히 이쪽이 급선무였다. 참고1도의 흑 1 이하로 좌하귀 대마를 돌봐야 했다. 다음 A와 B를 맞보기로 살아 있다.

이에 비해 실전은 어떤가? 상변에 흑이 ○와 31 두 곳을 둔 것과 백이 좌하변에 ○와 32로 둔 것의 대차대조를 비교해 보면 된다. 상변 백 ○ 한 점은 아직 잡힌 상태가 아니다. 이에 비해 좌하변 흑대마는 꽁지 빠지게 달아나야 하는 신세이니 어느 쪽이 더 급했는지는 명약관화하다.

답답해진 흑은 33으로 들여다봤다. 백이 받아주면 34로 행마의 흐름을 타려 했으나 호락호락 넘어갈 원성진 7단이 아니다. 어림없다는 듯 백 34로 뛰자 흑은 41까지 머리를 내밀기에 바쁘다. 백의 한 수 한 수는 하나같이 집이요 세력인 반면 흑은 궁색하게 공배만 잔뜩 둔 꼴이다. 게다가 백 44가 또한 서릿발같다. 참고2도처럼 고분고분 받다가는 앉아서 진다.

흑 45로 반발해 51까지 이어갔지만 백 52가 실로 멋진 감각이다. 흑은 바닥을 꾸물꾸물 기는데 백은 훨훨 나는 느낌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