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너무 낙관하다가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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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둑을 되돌아볼 때 결과적으로 이 대목이 분수령이었다. 백 68과 같은 수를 보면서, 더러 바둑은 장거리 미사일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발사대에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오차일지라도 목표를 향해 갈수록 점차 궤도를 크게 벗어나는….

백 68은 ‘약간’ 헤펐다. 형세를 낙관한 최철한 9단이 여유를 부린 수인데, 문제는 이 작은 오차가 명암을 갈랐다는 점이다. 참고1도과 같이 백 1로 내려 빠지는 수가 최선이었다.

흑 2로 옥죄면 곤란할 것 같으나 백 3으로 끊는 수가 있어 걱정할 게 없다. 흑은 4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백 5, 7로 탈출하고 나면 이후에 A로 두는 맛이 남아 흑이 견디기 어렵다(이것이 싫어 흑 4로 A에 잡으면 백 B로 봉쇄하는 수가 있다).

따라서 흑은 참고2도처럼 백 1 때 흑 2로 두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이 또한 백 3을 선수한 뒤 5로 자리 잡을 여지가 있다. 이래저래 백 3의 곳 때문에 공격이 안 된다 하여 흑 2의 수로 한가하게 3의 곳에 이은 채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실전에서는 백 68로 그냥 뛰쳐나가는 바람에 흑 71의 요처를 빼앗겼다. 실리면에서 참고도와 이 차이는 실로 크지 않은가.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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