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 vs Bear]하나투어…주가 3배 급등 ‘부담’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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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의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거의 3배로 치솟았다. 1만 개 가까운 여행사가 난립한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지배력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나투어는 5월 하락장세를 잘 견디다 이달 초 주가가 폭락했지만 3주 만에 회복하는 저력도 과시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투’가 아니냐는 의견이 슬슬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 굿모닝신한증권 안지현 연구원은 “이미 투자매력을 가진 주식으로 보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동부증권 심원섭 연구원은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맞섰다.》

○ “오를 만큼 올랐다”

하나투어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를 넘는다. 국내 여행업의 성장세와 하나투어의 위상을 감안해도 고평가가 염려되는 수준이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올해 관광을 목적으로 출국하는 사람은 지난해보다 16% 이상 늘어날 전망이지만 여행시장의 성장률은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2004년 관광 목적 출국자 수 증가율(전년 대비)은 36.9%로 올해 예상치의 2배 이상이었다.

안 연구원은 “국내 여행시장의 성장세는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이 너무 급박하게 진행된 만큼 시장의 위축도 갑작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투어 주가의 가장 큰 불안요인은 외국인투자가의 최근 동태다. 2000년 코스닥시장 등록 이후 줄곧 사들여 43%까지 지분을 늘렸던 이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것.

이달 초 1주일 만에 주가가 17% 이상 하락한 것도 외국 펀드들의 대량 매도 때문이었다.

항공사들이 전자발권시스템을 도입해 여행사에 주는 수수료를 줄이고 있는 것도 악재다. 이 수수료는 소규모 여행사의 주 수입원. 전국 곳곳에서 하나투어의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이들이 문을 닫는 것은 치명적인 타격이다.

안 연구원은 “성장세가 둔화돼 주가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공감이 커질 때쯤 외국인의 매도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중반까지의 실적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8만1000원을 제시했다.

○ “더 오를 여지 넉넉하다”

반면 심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부진이 나타나더라도 전반적인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11테러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으로 위축된 수요가 바로 다음 분기에 그만큼씩 만회되고 있다는 것.

그는 “최소한 2010년까지 하나투어의 성장을 방해할 별다른 요인이 없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는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외국 펀드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회사 규모가 커진 하나투어를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종에는 부담인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도 여행업에는 호재다. 상품 가격이 싸질수록 수익성이 큰 고급 상품의 수요가 늘어나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심 연구원은 “우수한 전산 시스템과 상품 개발력을 바탕으로 직접 판매 비중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군소 여행사들이 문을 닫는 것도 큰 위협으로 볼 수 없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1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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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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