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반상의 황금손들’ 반가운 手談… 역대 국수 초청대국

  • 입력 2006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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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동아일보사에서 펼쳐진 역대국수 초청대국에 참여한 국수들이 대국 직전 손 모형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최철한 서봉수 하찬석 윤기현 김인 조훈현 이창호 루이나이웨이 9단. 김미옥  기자
22일 동아일보사에서 펼쳐진 역대국수 초청대국에 참여한 국수들이 대국 직전 손 모형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최철한 서봉수 하찬석 윤기현 김인 조훈현 이창호 루이나이웨이 9단. 김미옥 기자
역대 국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담(手談)을 나누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동아일보사와 한국기원은 국수전 50기를 기념해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역대 국수 초청대국’을 펼쳤다.

이날 대국에는 김인 윤기현 하찬석 조훈현 서봉수 이창호 루이나이웨이 최철한 9단 등이 참가했다. 초대 국수인 조남철 9단은 고령(83세)에 폐질환이 겹쳐 참가하지 못했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역대 국수들은 대국에 앞서 서로 반갑게 안부를 물었다. 특히 대구에 사는 하찬석 9단은 다른 국수들이 모두 서울에 살아 오래 얼굴을 보지 못했다며 반가워했다.

▽8강 대결=대국 조건은 제한시간 30분에 초읽기 40초 3회. 대진 추첨 결과 김인-루이나이웨이, 윤기현-조훈현, 하찬석-서봉수, 이창호-최철한 9단이 맞붙었다. 특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이 9단과 최 9단이 1회전에서 대결하게 되자 서봉수 9단은 “두 사람 빼고 나머지 기사들은 모두 좋아하는 대진표”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 9단과 최 9단의 대결은 332수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백을 잡은 이 9단은 초반 우변 전투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으나 상변에서 최 9단의 승부수에 휘말려 역전당했다. 하지만 최 9단이 하변에 집착하는 틈을 타 중앙 흑 진을 지워 역전에 성공하며 1집반을 이겼다.

서 9단은 하 9단에게 50여 분 만에 120수 백 불계승을 거뒀고, 루이 9단은 김 9단을 시종일관 몰아붙여 139수 만에 흑 불계승을 이끌었다. 조 9단도 윤 9단의 끈질긴 저항을 뿌리치고 24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4강 대결=8강전에 이어 열린 4강전에서 조훈현 9단은 이창호 9단에게 173수 만에 흑 불계승을, 서봉수 9단은 루이나이웨이 9단에게 301수 만에 흑 2집반 승을 거뒀다.

이로써 결승에 조 9단과 서 9단이 올라가 1980년대 ‘조-서 대결’이 재연되게 됐다. 결승전은 6월 초에 열린다. 우승 상금은 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00만 원이다.

조 9단은 서 9단과의 역대 대국에서 243승 117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올 1월의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에서는 서 9단이 승리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바둑돌 쥔 모습 그대로’ 핸드프린팅도

이날 대국에 앞서 8명의 국수들은 자신의 손을 영원히 남기는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졌다.

이번 핸드프린팅은 단순히 손바닥을 찍는 대신 검지와 중지에 바둑돌을 쥔 상태의 손 모양을 만들어 ‘국수의 손’이라는 의미를 더욱 살렸다.

국수마다 2벌이 만들어지는 청동 손 모양은 한 벌은 국수에게 증정되고 나머지 한 벌은 동아미디어센터 내 신문박물관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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