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생전에 “정보기관 출신은 비밀을 무덤까지 갖고 가야 한다”며 김 씨 살해 사건에 대해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이로써 김형욱 사건은 영구미제로 묻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발전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 씨가 김 씨 살해를 교사한 인물이라고 발표했다. 1979년 중앙정보부의 프랑스 책임자였던 이 씨가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의 지시에 따라 중정 연수생들을 시켜 김 씨를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하도록 했다는 것.
하지만 이 씨는 과거사위의 조사 과정에서 “‘노(NO)’라고 했다고 기록해 달라”며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군 출신인 이 씨는 1963년 ‘원충연 대령 반혁명사건’ 처리과정에서 김형욱 씨와 인연을 맺어 중정에 들어갔다. 1970년부터는 주로 해외공관에서 근무했으며 미얀마, 리비아 대사를 거쳐 1994년 이란 대사를 끝으로 은퇴했다. 발인은 5일이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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