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9기 국수전…숨고르기

  • 입력 2006년 3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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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는 하변 백 모양을 완전히 지우겠다고 나선 강수. 이젠 이창호 9단이 흑 ○와 같이 저돌적으로 대시하는 수를 두는 것이 낯설지 않다. 과거의 이 9단이라면 ‘가’의 눈목자 굳힘과 같이 온화한 수를 뒀을 것이다. 이 9단은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후배들을 맞아 몸을 사리지 않고 뒹굴면서 자신의 바둑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일까. 그는 예전보다 짜릿한 승부의 쾌감에 흠뻑 젖어 있다.

흑 ○로부터 이어지는 이 9단의 구상은 나쁘지 않았다. 흑 111까지 하변에서 깔끔하게 살자 이를 둘러싼 백 대마도 은근히 허약해졌다. 검토실은 이 시점에서 ‘흑이 약간 앞섰다’고 진단한다.

흑 119는 침착하지만 참고도 흑 1로 끊어 선수를 잡고 반상 최대의 곳인 흑 5로 달려가는 것도 일책이었다. 백 124는 큰 곳. 백도 흑 뒤에 바짝 다가섰다.

반상은 모처럼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는 서로 힘을 비축하기 위한 숨고르기. 두 대국자는 곧 난해한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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