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日롯데 정식코치 김성근 전 LG감독

입력 2005-12-10 02:54수정 2009-10-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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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팀 코치로 활약하게 된 김성근 전 LG 감독. 나이가 60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이헌재 기자
“오하요 고자이마쓰(안녕하세요).”

2005년 2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롯데 마린스의 스프링캠프. 김성근(63) 전 LG 감독이 이승엽(29)을 위한 코디네이터 자격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로는 20세 전후의 어린 일본 선수들에게 모자를 벗고 공손히 인사했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뿐. 누구도 답례를 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성근이 누구인가. OB,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 등 한국 프로야구 8개 팀의 반이 넘는 5개 구단에서 감독을 한 원로 야구인이 아닌가. 또 일본 야구의 전문가로 칭송받던 인물이 아닌가.

그는 속이 상했다. 한국에서는 마시지 않던 술을 입에 대지 않고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한국 야구 수준이 그 정도 아닌가’라는 비웃음이 들려올 것만 같았다.

3개월여가 지나자 일본 선수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무 산(김 선생님), 기무 산”이라 부르며 지도를 요청하는 선수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일본인 코치 몰래 조언을 구하는 선수도 나왔다.

힘겨웠던 시즌이 롯데의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끝났다. 그리고 롯데의 납회가 열린 지난달 24일 저녁 제주. 이마에, 니시오카, 고사카 등 젊은 선수들이 일제히 “아리가토 고자이마쓰(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날 축하주만 무려 30여 잔을 받았다.

구단의 평가도 높았다. 보비 밸런타인 감독의 추천에 따라 구단이 이승엽의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김 전 감독을 정식 코치로 임명한 것. 한국인으로는 첫 일본 구단 정식 코치다. 보직은 1, 2군 순회코치.

김 코치는 “처음 일본에 건너갈 때는 망신을 당하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1년이 지나 이승엽도 30홈런을 쳤고, 나는 코치가 됐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한국 야구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또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정말 좋은 기회다. 최강 전력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한국프로야구는 더 발전할 수 있다. 선수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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