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형…얌체형…공무원 야근 백태

입력 2005-11-02 15:04수정 2009-10-0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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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공무원이 공무원들의 야근 특성을 분석한 글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다.

스스로를 정부 대전청사에서 근무했다고 소개한 누리꾼 ‘pchome’는 지난달 31일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공무원들의 야근유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부처마다 약간씩은 다르지만 공무원들의 업무는 비슷하다”며 “실제 야근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정말 일이 많은 경우는 드물다. 공무원이 별다른 업무 없이 야근을 해야만 하는 '특별한'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가 분석한 공무원들의 '특별한' 야근 유형.

▽기러기아빠 형= 중앙행정기관의 지방이전으로 홀로 자취생활을 하는 기러기아빠들이 많다. 대부분 국장급, 과장급인 이들은 퇴근 후 특별한 일이 없어 사무실에 늦게까지 남는다. 때문에 부하직원인 사무관 및 주사급들은 줄줄이 남아 야근 아닌 ‘대기’를 해야 한다. 눈치 없이 퇴근해버리면 찍힐(?) 수 있다.

▽자린고비 형= 공무원은 밤 10시까지 일하면 초과근무 수당이 나온다. 또 저녁식사는 특근매식비로 충당할 수 있다. 박봉의 공무원 가정에서의 야근 수당은 한달 생활비에 꽤 도움이 된다.

▽얌체 형= 퇴근 후에 가진 부서 회식 때 사무실에 다시 들어와서 시간외 근무를 기록하는 직원도 있다. 초과근무 수당도 타고 근무시간도 늘어 근무태도평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보여주기 형= 상사에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야근하는 유형이다. 과장은 국장에게, 사무관은 과장에게, 주사급은 사무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줄줄이 밤늦게까지 불을 밝힌다.

그는 이밖에 낮에 끝날 일을 일처리가 늦어서 혼자 야근하는 ‘굼벵이 형’, 집에 가라고 재촉해도 습관적으로 남아 일을 하는 ‘습관 형’,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하는 ‘일요일 형’ 등을 꼽았다.

이글은 게시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6만927건을 기록했고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장인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눈사람’은 “나도 현직공무원인데 맞는 말인 것 같다”며 “가끔씩 기러기아빠 생활을 한탄하면서 습관적으로 야근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사가 진급이 잘 된다”고 말했다.

‘classic’은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데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며 “물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공무원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무 없이 야근하는 공무원이 많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글도 있다.

‘정윤성’은 “민원과 현장 직원들의 문의전화, 국회 등 외부기관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챙기느라 온종일 시달리고 있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집에 일찍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청사에 매일 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가 기껏 시간외 근무수당 때문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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