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안정성 이냐,도발적 공략이냐…‘스타일 펀드’

  • 입력 2005년 10월 26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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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주식형 펀드만으로도 얼마든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의 말이다. 최근 속속 등장하는 스타일 펀드를 보면 그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스타일 펀드란 특정 성향을 가진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펀드마다 성격이 뚜렷해 투자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타일 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에는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 세 가지에 골고루 자산을 분배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채권형의 비중을 높이고, 공격적인 투자자는 주식형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하지만 스타일 펀드를 이용하면 주식형 펀드만으로도 얼마든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배당주 펀드의 비중을 높이고,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성장주 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그 방법.

최근에는 아예 삼성그룹에만 투자하는 펀드, 일본에만 집중 투자하는 스타일 펀드 등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스타일 펀드가 출시돼 ‘골라 투자하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 투자 성향과 나이를 먼저 살펴라

최근에는 중소형 가치주나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스타일 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신영투신운용의 ‘비과세 고배당 펀드’나 유리자산운용의 ‘유리 스몰 뷰티 주식’,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고배당 주식형 펀드’ 등이 모두 최근 1년 동안 수익률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그런데 이런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수익률을 보고 투자하지 말아 달라”고 권한다.

중소형 가치주들이 올해 들어 두각을 나타내며 이 펀드들이 빛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 펀드는 근본적으로 1년에 수십 %의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기 수익률만 보고 투자를 하는 고객이 늘어 오히려 걱정스럽다는 것이 운용사들의 한결같은 우려.

스타일 펀드에 투자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투자 성향이다. 펀드 수익률은 투자 성향 다음에 고려해야 하는 두 번째 조건.

자신의 성향을 잘 모른다면 대충 자신의 나이를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된다.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을 때 대충 8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숫자의 비중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지금 나이가 35세라면 현금 자산 중 45%(80―35) 정도를 공격적인 성향의 펀드에 넣으면 된다는 것. 반면 나이가 50세라면 공격적인 펀드에는 30%(80―50) 정도만 투자해야 한다.

스타일이 다른 각 펀드에 나눠 넣을 돈의 비중을 결정했다면 그 다음에 수익률을 살펴봐야 한다.

공격적 성향의 펀드를 선택할 때에는 가급적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운용사의 대형 펀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

반면 안정적 펀드를 고를 때에는 오랫동안 꾸준한 수익을 낸 펀드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 스타일 펀드의 성격

보통 ‘우량주 펀드’ ‘성장형 펀드’라는 이름을 붙이고 판매되는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 공격적 스타일의 펀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스코 등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하지만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주식을 사고파는 횟수가 잦다.

펀드매니저 한 명의 재량이 지나치게 큰 운용사의 펀드는 피하는 게 좋다.

성장형 펀드는 삐끗하면 큰 손실을 입는 수가 있다. 따라서 한두 명이 집중 운용하는 펀드는 잘되면 ‘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한두 명의 실수로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시장 영향력이 큰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운용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 주가 하락에 대한 대비책도 많다는 장점이 있다. 또 펀드마다 10명 이상의 리서치 및 운용 인력이 토론하기 때문에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중소형주 펀드’라는 이름을 붙인 펀드는 스타일 펀드 가운데 성격을 규정하기가 애매한 펀드다. 가치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는 안정성이 높지만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는 우량주 펀드보다 더 공격적인 운용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이 펀드가 가치주에 투자하는지 성장주에 투자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가치주 펀드’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펀드는 성격이 보다 분명하다. 중소형 종목 가운데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떨어진 종목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특징.

중소형 가치주는 주가 변동이 크지 않아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런 펀드는 오히려 대형 운용사보다 가치투자 철학을 확립하고 있는 중소형 운용사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다.

‘배당주 펀드’는 가치주 펀드보다 안정성을 더 강조한 펀드다.

중소형 가치주 가운데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주가가 하락해도 배당금으로 이를 벌충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타일 펀드 가운데 ‘채권형 펀드’에 가까울 정도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배당이 1년에 한 번 나오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최소한 1년 이상 가져가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나 가치주 펀드 모두 최소 3년 이상 투자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한다.

스타일 펀드의 특징 및 주의할 점
스타일 펀드특징 주의할 점종류
성장형 펀드단기간에 고수익이 가능단기투자하면 주가 하락기에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음안정성장 1월호 주식펀드
삼성우량주 장기투자펀드
PCA 업종일등 주식펀드
중소형주 펀드시가총액 500억 원 미만의 주식에 집중 투자가치주 펀드인지 성장주 펀드인지를 확인해야 함유리 스몰뷰티 주식펀드
미래에셋 중소형주펀드
가치주 펀드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에 집중 투자장기투자를 해야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음유리Growth&Income펀드
부자아빠 거꾸로펀드
프레스티지 가치주펀드
배당주 펀드시가 배당률이 높은 기업에 집중 투자장기투자를 해야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음클래스원 배당60
3억만들기 배당주식펀드
신영비과세 고배당펀드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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