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신수정]‘싱글 맘-대디’에 격려의 박수를

  • 입력 2005년 10월 2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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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12일자부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 맘’ ‘싱글 대디’의 기획시리즈가 연재되자 담당 기자들에게는 ‘폭발적’이라 할 만큼 많은 독자의 e메일과 전화가 쇄도했다.

어릴 적 이혼한 어머니 밑에서 외롭고 힘들게 자랐다는 35세 가장부터 이혼 뒤 유방암과 싸우며 화장품 회사 외판원으로 세 아이를 꿋꿋이 키우고 있는 싱글 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은 너무 많았다.

엘리트 회사원이던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진 뒤 두 아이와 함께 반듯한 가정을 꾸려 오다 아이들 양육비를 축낼 수 없다며 암 치료를 포기하고 이 세상을 떠나간 어느 싱글 맘 얘기를 접하고는 취재팀 모두 한동안 말을 잃기도 했다.

분노 섞인 한 싱글 맘의 전화도 아직 생생하다.

그는 “기사를 보고 억울했던 1년 전 사건이 다시 떠올라 하소연하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사별한 남편 대신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을 받기 위해 한 정부기관을 찾았다. 각종 서류를 준비해 간 그에게 담당 공무원은 “남편 없으면 안 돼요”라고 쌀쌀맞게 말했다.

그는 “남편이 일찍 죽은 게 그날만큼 서러운 적이 없었다”며 “세상 사람들의 차가운 말 한마디가 비수가 되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많은 싱글 맘, 싱글 대디가 부끄러운 부모가 되기 싫다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때론 세상의 싸늘한 시선과 모진 말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난다는 그들.

이젠 사회가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때인 듯하다. 그들을 위한 직업훈련, 부모 교육, 한 부모 네트워크 활성화 등 그들이 더는 소외받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걸맞게 그늘진 이웃을 위해 당연히 배려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둘이 키우기도 힘든 아이들을 혼자서도 잘 키우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싱글 맘, 싱글 대디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신수정 사회부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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