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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8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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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중독이든 중독의 여부는 의존과 집착의 정도가 얼마나 과도한가로 가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수많은 ‘폐인(廢人)’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임 중독에 대해선 여러 견해가 엇갈린다. 강한 중독성 때문에 게임사이트를 당장 규제해야 한다는 강경론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옹호론이 맞서고 있다. 인터넷은 인간에게 새롭게 주어진 가상의 공간이므로 좀 더 시간이 지난 뒤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다는 유보론도 만만치 않다.
▷PC방에서 50시간 넘게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던 20대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선 부모와 자녀 사이에 ‘게임 좀 그만 해라’ ‘조금만 더 하겠다’며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대학을 나오고도 취직 못한 자식이 밤낮없이 게임에 몰두하는 것을 바라보는 부모의 속마음은 검게 타들어간다.
▷평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나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독자가 많다는 것은 사회적 단절이 심각함을 뜻한다. 게임 중독이 무섭다고 컴퓨터를 없앨 수는 없다. 가정이든 사회든 서로에 대한 관심을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다. 일중독에서처럼 가벼운 중독은 오히려 득(得)이 된다. 중독을 열정과 전문가정신 같은 긍정적 가치로 바꿀 수는 없을까.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으려 했던 선조들의 중용(中庸)의 지혜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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