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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5월 24일 0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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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당신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어요’ 같은 플래카드 속에 출범한 지 2년 반.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일단 경제에서 판가름 난다. 그는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이 무난할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2%. 10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7%였던 공공적자는 52%로 줄었다. 어떤 신묘한 정책이기에 국내 저소득층은 물론 외국 투자자들까지 안심시킬 수 있었을까.
▷변화를 내걸고 집권한 좌파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룰라는 오히려 연속성에 무게를 두었다. 퍼주기 분배정책 대신, 방만한 정부 지출을 줄이고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막는 정통 시장경제 해법을 썼다. 교육 의료 등 전임자의 잘된 정책엔 손대지 않았다. 연금과 세금 개혁 등 ‘엄한 사랑(tough love)의 경제 정책’으로 집권당 일부에서도 불만을 샀다. 세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룰라의 열린 태도가 이런 ‘변화’를 낳았다고 했다.
▷“노조 지도자 룰라는 노동자들만 대변했지만 대통령 룰라는 1억8000만 브라질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한다”는 그의 말은 열린 자세를 잘 드러낸다. ‘노사모만의 대통령’과 비교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비슷한 정치 역정을 걸었다지만 집권 후도 그렇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다. 룰라의 방한을 환영한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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