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드라마 ‘아내’처럼 기구한…

  • 입력 2005년 2월 12일 01시 56분


코멘트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인이 자신을 구해 준 생명의 은인과 결혼해 20여 년간 행복하게 살다가 옛 가족과 뒤늦게 상봉해 드라마 ‘아내’와 외국영화 ‘마음의 행로’를 연상케 했는데…▽…애절한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 58세의 A 씨(여·식당종업원)로 그는 제주도에 살던 34세 때인 1981년 부산에 다니러 갔다가 추락 사고를 당했으며 때마침 인근을 지나던 B 씨(53·당시 29세)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이 사고로 기억을 완전히 잃은 A 씨는 자신을 극진히 간호해 준 B 씨와 결혼해 B 씨의 고향인 강원 영월에서 아들(20·대학생)을 낳고 단란하게 살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말 아들의 군 입대를 앞두고 호적정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지문조회를 통해 최근 A 씨의 옛 가족을 찾아냈다. A 씨는 사고 전 제주도에서 2남 1녀를 두고 단란하게 살던 주부였으며 옛 남편(65·전직 공무원)은 재혼도 하지 않은 채 24년간 부인을 기다려 왔다는 것…▽…설 연휴 때 어머니를 찾아온 제주도의 딸(35)은 어린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아버지가 꼭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하셨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A 씨는 여전히 옛 기억을 되살리지 못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고….

영월=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