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절정에 달한 흑

  • 입력 2005년 1월 27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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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76을 소홀히 하면 흑이 76의 곳에 둬 좌변에 일당백의 흑 집이 생긴다.

흑 77, 79가 기민한 선수 행사다. 평범한 끝내기 같지만 이창호 9단이 무척 아쉽게 여긴 수다.

흑 77로 선수를 당하기 전에 백이 먼저 ‘가’로 선수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백은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바둑의 흐름이 백에 ‘가’로 손을 돌릴 틈을 주지 않은 것. 이럴 때 프로들은 힘도 못쓰고 밀려 버릴 것 같은 불길함을 느낀다.

흑도 유리하다고 느슨하게 두다가 이런 곳의 선수를 백에 빼앗기면 금세 형세가 비슷해진다.

흑 81, 83도 멋진 수순. 권투로 치면 원투 스트레이트를 상대에 정확하게 꽂은 것 같다.

흑 87이 놓이자 백의 유일한 보고인 하변 백 집도 볼품없어졌다. 흑의 우세가 절정에 달했다.

최철한 9단도 이 대목에서 “100%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흑은 실리로도 10집 이상 앞서고 있는 데다 공격당할 돌도 없다. 게다가 상변 백이 아직 미생이다. 최 9단은 역전은 없다고 믿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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