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802년 美의회도서관 관련법 승인

  • 입력 2005년 1월 2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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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년 1월 26일 토머스 제퍼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미 의회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을 규정한 첫 번째 법안을 승인했다.

미 의회도서관은 ‘도서관의 예산은 의회가 정한다’ ‘도서관장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는다’ 등의 규정에 따라 명실공히 법적 기구가 됐다.

미 의회도서관은 1800년 설립됐다. 필라델피아에 있던 의회를 워싱턴으로 옮기면서 의원들을 위한 도서관을 마련한 것.

도서 구입을 위한 첫 예산으로 5000달러가 배정됐다. 이 돈으로 이듬해 책 740권과 지도 3장을 구입했다.

이렇게 출발한 의회도서관은 현재 책 2900만 권, 사진 1200만 장, 지도 480만 장 등 모두 1억2800만 건의 자료를 소장한 도서관으로 성장했다.

의회도서관 발전사(史)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종종 3명이 꼽힌다.

제퍼슨 대통령은 1814년 발생한 화재로 책 3000여 권이 없어졌을 때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책 6000여 권을 기증했다. 이전까지 법률과 경제 등에 한정됐던 소장 도서의 범주가 이때 예술 문학 과학 등의 분야로 넓어졌다.

1864년 도서관장을 맡은 에인스워스 스포퍼드 씨는 의원 대통령 외교관만 이용할 수 있었던 도서관을 일반인에게 개방해 정보 대중화시대를 열었다. 또 1870년 저작권법 개정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저자가 저작권을 인정받으려면 책 2권을 의회도서관에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을 포함시켜 소장 서적이 크게 늘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1899년 도서관장에 임명된 허버트 퍼트남 씨는 국내 도서관에서도 볼 수 있었던 12×7cm 크기의 도서 색인카드 등 현대적 도서관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그가 도입한 주제별 도서목록 간행, 도서관 상호 대출제도, 사진 복사 서비스 등은 세계에 전파됐다.

미 의회도서관은 현재 토머스 제퍼슨 빌딩, 존 애덤스 빌딩, 제임스 매디슨 기념 빌딩 등 3개 건물을 차지하고 있다. 매년 세계에서 약 200만 명이 이곳을 찾아 구텐베르크 성경에서부터 최신 과학서적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의 업적’을 활용하고 있다.

초강대국 미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단면이 아닐까.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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