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격수’이자 30여 년 넘게 반상의 전쟁터를 누빈 그가 이처럼 나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의 가슴에는 여전히 승리에 대한 욕망이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국 때마다 빈번히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그를 괴롭히고 있다. 유 9단의 기량이라면 한눈에 보이는 수순을 놓치는 경우가 잦다. 수읽기의 회로가 어디에선가 끊어지는 것이다.
이 바둑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중앙 전투에서 백 대마를 연결하는 간단한 수순을 놓쳐 역전패를 당했다.
이창호 9단은 이날 승리로 지난해 타이틀을 앗아간 최철한 9단과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됐다.
144…132, 145…127. 소비시간 백 2시간45분, 흑 3시간58분. 185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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