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씨, 서향희씨와 백년가약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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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이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46)가 14일 낮12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변호사 서향희씨(30)와 화촉을 밝혔다.

당초 친인척과 지인들 300여명만을 초청해 비밀리에 치를 계획이었던 이날 결혼식은 결혼식장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2000여명의 하객이 몰려들어 혼잡을 빚었다.

주홍색 저고리와 연두색 치마의 한복을 갖춰입은 박 대표는 검정 양복 차림의 지만씨, 한복을 입은 여동생 서영씨와 함께 결혼식 시작 1시간전부터 식장 앞에서 하객들을 맞았으나 하객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몰려들자 결혼식 시작 5분전에야 식장에 입장했다.

결혼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 사위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박태준 전총리, 박동진 전 외무장관, 민관식 전 문교장관, 김성진 전 공보, 박승규 전 민정, 정서영 전 경제수석 등 3공화국 당시 내각과 청와대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 10여명과 열린우리당 김부겸(金富謙) 의원이 식장을 찾았으며, 이한동(李漢東) 현승종(玄勝鍾) 전 총리와 홍사덕(洪思德) 전 국회부의장, 이철(李哲) 의원 등도 눈에 띄었다.

또 김을동, 이정길, 유동근, 임백천, 김흥국 씨등 연예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도 박대표와의 친분으로 식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결혼식의 사회와 주례는 소망교회의 곽선희 목사가 맡았다. 곽목사는 주례사를 통해 "두 사람이 하나님의 은총속에서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대표는 "찾아주신 하객 여러분 덕분에 동생이 이 기쁜 자리에 설수 있었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께서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소중한 인연을 맺은 동생부부가 오손도손 아름다운 가정을 꾸밀거라 믿습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하객으로 참석한 김종필 전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신랑은 한때 매우 고민스런시대를 지냈지만 좋은 반려자를 만나 새롭게 출발하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면서 "구천에 있는 (지만군의) 양친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식 내내 감개 무량한 표정으로 지만씨 부부 내외의 모습을 지켜봤던 박태준전 총리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결혼식에서는 신랑신부의 성장기를 알수 있는 흑백사진들로 만든 영상물이 상영돼 관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이 흑백사진에는 고 박대통령이 개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 고 육영수여사가 사진기를 들고 박정희 부자를 찍어주는 장면, 지만씨가 개구쟁이 처럼 가면을 쓰고 노는 장면등이 담겨 있었다. 박대표를 비롯한 일부 하객들은 이 영상물을 보는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또 지만씨의 후배 육사생도들이 군인 특유의 박력있는 구호로 결혼을 축하해주는 이색적인 풍경도 연출됐다. 지만씨는 신부에게 키스를 해 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에 살짝 키스를 한후 부끄러운듯 한참을 뒷걸음질 쳐 '나이가 들어도 역시 새신랑' 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지만씨는 결혼식 직후 서울에서 하룻밤을 보낸뒤 15일 경북 포항으로 가 박태준 전총리의 출판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경주에서 1박을 한후 인도네시아로 떠나 1주일 가량 신혼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한편 신랑, 신부측 모두 `축의금을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축의금을 일절 받지 않았으며 축하 화환도 모두 돌려보냈지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보낸 화환만은 유일하게 식장 입구에 세워놓았다.

전북 익산 출신인 서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새빛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육사를 졸업하고 육군 대위로 예편한 지만씨는 지난 91년 전기ㆍ전자 제품의 자성 재료용 복합재료 등을 생산하는 ㈜삼양산업을 인수, 지난 2000년 코스닥 등록과 함께 회사명을 EG로 바꿔 이 회사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이유나 예스스포츠기자 lyn@donga.com

사진=서중석 동아닷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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