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다친 호랑이 더 무서웠다…우즈 부상속 4언더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4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 1라운드 도중 러프에서 아이언샷을 날린 직후 등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토머스타운=AP 연합

‘상처 입은 호랑이’ 타이거 우즈(미국)의 투혼은 놀라웠다.

1일(한국시간) 아일랜드 토머스타운 마운트줄리엣GC(파72)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 1라운드. 우즈는 심각한 등 근육 통증 때문에 샷을 할 때면 괴로운 표정을 짓고 홀마다 한차례 이상 웅크리며 주저앉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래도 결과는 공동 8위(4언더파 68타). 꾀병이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선전한 셈이었다.

전날 출전 포기 의사까지 내비쳤던 우즈는 이날 경기 도중 여러 차례 전담캐디 스티븐 윌리엄스에게 등 마사지를 받을 정도로 몸 상태가 최악이었지만 대회 3연패를 향한 의지는 대단했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평균 280야드에 머물렀고 페어웨이도 자주 벗어났지만 그린 적중률 72%의 아이언샷과 홀당 평균 1.6타의 놀라운 퍼팅감각으로 버디를 6개나 잡아냈다.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우즈는 8, 9번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낚아 전반을 4언더파로 마쳤다.

하지만 컵 속에서 공을 꺼낼 때 허리를 굽히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해지자 우즈의 샷도 흔들렸다. 11번홀에서 다섯 번째 버디를 낚아 한때 공동선두를 마크했던 우즈는 1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칠 때 오른쪽 다리가 크게 흔들리며 볼을 벙커에 빠뜨리고 말았다.

이 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한 우즈는 1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지만 18번홀(파4)에선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4m짜리 파퍼팅에 실패했다.

한편 대회조직위원회는 이 대회가 컷오프 없이 치러지기 때문에 우즈가 경기를 중도에 포기해도 132경기 연속 컷 통과 기록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토드 해밀턴(미국)이 단독 선두(6언더파 66타)에 나섰고 우즈와 함께 경기를 한 최경주(슈페리어, 테일러메이드)는 허석호(이동수패션)와 나란히 공동 38위(1언더파 71타), 양용은(카스코)은 공동 65위(3오버파 75타)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