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개도국의 고통

  • 입력 2004년 8월 13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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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존 매들리 지음 차미경 이양지 옮김/399쪽 1만2000원 창비

나이지리아의 니제르 삼각주를 관통하는 석유기업 셸의 석유관에서 흘러나온 석유는 막대한 농경지와 수자원을 파괴했다. 30년이 넘도록 주민들은 석유탑에서 연소되는 가스를 마셔야 했다. 네슬레는 제3세계 병원에 무료로 분유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쓰면서 모유 수유를 급감시켰다. 유엔에서 제한하는 모유대체물의 판촉과 광고도 서슴지 않았다. 거대 제약회사들은 유엔이 판매를 금지하는 의약품들을 개발도상국에서 판다.

웬만한 정부보다 더 힘이 세다는 초국적기업에 대한 연구는 기업의 경제적 영향, 자본의 흐름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초국적기업의 이윤 추구 이면에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고통을 받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는 젊었을 때 10년을 초국적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이후 20년간 40여개 개발도상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그 실상을 조사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나이키사의 한국 하청업체가 현지 노동자에게 폭력을 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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