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SK 조범현감독, 후반기 5연승 달리며 1승차 5위 도약

  • 입력 2004년 7월 25일 18시 26분


신인 때는 펄펄 날다 이듬해 죽을 쑤는 경우가 많다.

데뷔 2년차에는 그만큼 견제가 심해지고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기 때문. 이른바 2년생 징크스다.

SK 조범현 감독(45·사진)은 올 시즌 누구보다 이 말을 듣기 싫어한다. 지난해 그는 프로야구 최고 사령탑이라는 찬사까지 들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처음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으로 SK를 사상 첫 플레이오프로 이끌더니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조 감독은 마치 징크스에 갇힌 듯 고전하고 있다. 5월23일부터 6월29일까지는 단 하루를 빼고 줄곧 7위에 처졌다. “초심을 잃었다”는 주위의 우려 속에서 올해 연말 감독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SK는 팀 최다 타이인 5연승을 질주하며 5위에 올라 4위 기아를 1승차로 따라 붙었다. 물 건너갔다던 4강 포스트시즌이 눈앞에 들어온 것이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단체로 보약이라도 먹었던 걸까. 조 감독은 “막판에 몰렸다는 절박한 위기의식 속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다시 살아난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도 허물어졌던 투타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게 된 게 분위기 반전의 원동력. 전반기 때 SK는 투수가 잘 던지면 타선이 침묵을 지키고, 반대로 방망이가 잘 맞으면 마운드가 무너져 애를 먹었다. 연승하는 동안 팀 타율은 0.321까지 치솟았고 평균자책은 2.80에 그쳐 시즌 기록(타율 0.281, 평균자책 4.38)보다 훨씬 안정된 모습.

시즌 도중 이상훈의 갑작스러운 은퇴에 따라 마무리 부재에 허덕였으나 카브레라를 소방수로 바꿔 뒷심도 붙었다. 카브레라는 최근 2경기 연속 세이브.

간판타자 이호준은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8안타 타율 0.444 7타점으로 방망이에 불이 붙었고 박경완은 홈런왕을 다툴 만큼 장타력을 과시하는 한편 투수리드에도 물이 올랐다.

조범현 감독은 “매 경기마다 결승전 치르는 기분”이라면서 “일단 상승세를 탄만큼 선두권 추격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24일 전적

S K 7-5 기아

현대 7-3 한화

두산 4-2 L G

삼성 7-3 롯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