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전철환(全哲煥) 전 한국은행 총재

  • 입력 2004년 6월 18일 02시 35분


코멘트
전철환(全哲煥) 전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새벽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이 악화돼 별세했다. 향년 65세.

전 총재는 1976¤1998년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재정경제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 왔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이경자(62.충남대 국문과 교수)여사와 종은씨(35.서울대병원 전임의), 종익씨(33.헌법재판소 연구관) 등 2남이 있다.

장지는 전북 익산시 웅포면 선영이다. 서울대 병원 2층 2호실. 발인은 20일 오전 7시. 02-760-2011

나성엽기자 cpu@donga.com

▼DJ정권 경제정책 틀 만든 '대쪽 학자'▼

18일 새벽 별세한 전철환(全哲煥) 전 한국은행 총재는 1998년 3월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첫 한은 총재로 취임한 뒤 경제정책의 이론적 기반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전 전 총재는 김 전대통령과 27년간 인연을 맺어왔으며 김 전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담은 "대중경제론" 집필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고시 12회로 1960년부터 76년까지 관료 생활을 하다가 영국 맨체스터 대학원에 유학한 뒤 충남대 교수로 20여년간 봉직했다.

83년 금융통화운영위원으로 한국은행과 인연을 맺은 뒤 줄곧 한은 독립을 지지해왔다. 88년 한은법 파동때는 금통위원들중 유일하게 재무부에 반대, 한은 편을 들어줬다.

2002년 80년대 이후에 쓴 60여편의 수필을 모아 출간한 수필집에서는 "(외환)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기여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때문에 학자로서 절필할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경제학계에서는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다. 80년대 운동권 대학생들의 필독서였던 '사회정의와 경제의 논리' '상황과 인식'(공저) 등의 저술을 냈다.

그는 어린 자녀들에게 신문배달을 시켰을 정도로 '노동'을 중시했다.

좌우명은 가보 1호로 자택 거실에 걸어 놓았던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문구인 '노동신성'이었다.

서민금융기관인 신협운동에 앞장섰으며 충남대 교수를 지내던 부인과 함께 프라이드 자동차를 타기도 하는등 검소한 생활을 했다.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고시 동기이며,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는 기획원에서 함께 근무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