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결사 없는 꼴찌 롯데… 커가는 시름

  • 입력 2004년 6월 9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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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상문 감독은 지난 한주가 마치 몇 달처럼 길게 느껴진다.

시즌 초반 잘 나가던 팀이 연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 8일 현재 7연패. 12승3무9패로 기세를 올린 지난달과 달리 6월 들어 아직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롯데에게 6월은 위기의 달. 최근 3년간 승률만 봐도 그렇다. 2001년 7승2무 13패로 승률 0.350이었고 2002년 3승17패(승률 0.150)에 이어 지난해도 7승19패(승률 0.269).

그래서인지 요즘 롯데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꽉 들어찬 관중이 외치는 “부산 갈매기”의 메아리가 물결치던 사직구장 관중석에도 빈 자리가 늘고 있다. 8일 한화전에선 올 시즌 최소인 2653명.

원인은 무엇일까. 양상문 감독은 “주자가 나가 있는데도 해결을 제대로 못한다”고 말한다. 잔루가 많다는 얘기다.

선두 타자 정수근과 4번 타자 페레즈의 부진도 아쉽다. 정수근은 7연패에 빠진 동안 32타수 5안타로 타율이 1할대(0.156)까지 추락했다. 조급한 마음에 쉽게 방망이가 돌아가면서 볼넷은 단 1개에 출루율은 0.182. 5타석에 1번도 진루하지 못한 셈이다.

용병 타자 페레즈는 최근 5경기 타율이 0.182에 타점은 2개 밖에 없었다. 중심 타자로서 민망한 성적.

선수와 코치로 12년 동안 롯데 유니폼을 입은 경남고 이종운 감독은 “달아날 때 확실하게 도망가고 승부처에서 한방 쳐줄 수 있는 해결사 부재가 약점”이라고 지적한다.

롯데는 올 시즌 1점차 승부에서 6승12패의 낮은 승률을 거뒀고 연장전에선 1승도 없이 5무4패.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보니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고 부상선수까지 속출해 애를 먹고 있다.

그래도 양상문 감독은 희망이 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질 경기인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 붙는 근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좀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롯데 선수들 역시 훈련 말고 다른 탈출구는 없다는 듯 요즘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운동장에 나와 구슬땀을 흘린다. 롯데의 6월은 이래저래 더욱 덥다.

부산=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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