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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6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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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에이스 정민태(35)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컬러링 안내멘트다. 이 멘트처럼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투수. 지난해 다승왕(17승)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고 올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 연봉자(7억4000만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4월25일 잠실 두산전에서 1과 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9실점, 4월30일 문학 SK전에서 5와 3분의1이닝 동안 8안타(3홈런) 7실점, 5월5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11안타(2홈런) 6실점….
최근 3경기에 선발등판해 무려 22점을 내줬다. 에이스가 흔들리니 시즌초반 독주하던 현대도 하향세로 돌아서 2,3위권 팀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
정민태가 이처럼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건 좀처럼 드문 일. 부상도 아닌데 갑자기 왜 그럴까.
이에 대해 김시진 투수코치는 “별 문제없다. 스피드도 146∼147km나 나온다. 다만 컨트롤이 잘 안되는 것 뿐”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본인은 의기소침해 있다. 5일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정민태는 “요즘 내 볼은 볼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스피드는 나오지만 공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 5일 맞상대한 삼성 타자들도 “볼 끝이 밋밋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최근 언론에서 “몸값을 못한다”고 두둘기자 신경도 잔뜩 예민해져 있는 상태. 그는 “왜 조금만 못하면 그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정민태의 올 시즌 성적은 3승2패에 평균자책 5.66.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심각하다. 41과 3분의1이닝 동안 45안타에 8홈런을 얻어맞았다. 4월30일과 5일 경기에서 운좋게 패전투수를 면했지만 연봉 7억4000만원짜리 투수치곤 이해할 수 없는 성적임이 분명하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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