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인상]대치동 삼성38평 12만6000원→92만6000원

입력 2003-12-03 18:50수정 2009-10-10 07:4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행정자치부가 3일 발표한 ‘공동주택 재산세 건물 과세표준(과표) 개편안’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부동산 보유세 체계를 바꿔 부동산 투기를 막자는 것이 목적이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사람에 대해 세금 부담을 높여 투기 자금이 쉽사리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 하지만 급격한 세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왜 올리나=‘조세 형평성’과 ‘세수(稅收) 확충’을 위해서다.

조세 형평성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값 폭등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거래 가격에 상관없이 면적이 넓을수록 많이 내야 하는 지방세 체계로 가격이 훨씬 비싼 아파트가 규모가 큰 다른 지역 아파트보다 세금을 덜 내는 불합리한 일이 생겨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

▼관련기사▼

- 서울 江南 아파트 재산세 최고 7배로 급증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재산세를 매기는 기준인 건물 과표를 산정하는 기준을 면적 대신 국세청 기준시가로 바꾸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비싼 아파트일수록 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수 확충은 정부가 내심 바라고 있는 부분. 경기 침체로 내년도 법인세 수입이 3조원가량 감소하는 등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물론 재산세 증가분이 모두 국고로 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교부금 부담 감소로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간접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얼마나 오르나=이번 조치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들은 ‘세금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른 가격이 거의 대부분 과표에 반영되는 만큼 다른 지역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세금이 높아지기 때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삼성래미안 38평형(전용면적 97m²)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아파트는 면적에 따른 가감산율(加減算率)이 현재 0%여서 올해에는 재산세 12만6000원을 납부하면 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m²당 기준가액이 현행 17만원에서 18만원으로 오르는 데다 국세청 기준시가를 전용면적으로 나눈 m²당 기준시가가 700만원을 넘어 가감산율 100%를 적용받는다. 이렇게 되면 재산세는 92만6000원이 돼 현재보다 7.35배로 높아진다.

재산세와 별도로 종합토지세도 현재 7만2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늘어나 재산세와 종토세를 합한 부동산 보유세 총액은 19만8000원에서 104만9000원으로 급증한다.

서울 강북지역도 강남보다 인상 폭은 작지만 중소형 아파트 기준으로 재산세가 평균 20% 정도는 오른다. 노원구 아파트 24평형(전용 67m²)은 올해 재산세로 3만1000원을 냈지만 내년부터는 19.3% 늘어난 3만7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반면 강북이나 수도권에 있는 저가(低價) 대형 아파트들은 면적 대신 시가를 반영하는 기준시가로 세금을 내야 하는 만큼 세금 부담이 20∼30% 낮아진다.

그러나 2005년부터 건물과표 산정 때 기초가 되는 m²당 기준가액이 현행 17만원(내년에는 18만원)에서 46만원으로 올라 2005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아파트에 붙는 부동산 보유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점은 없나=일선 지방자치단체(시 군 구)들의 태도가 가장 큰 변수다. 지방세를 매기는 권한이 지자체에 있는 상황에서 시장 군수 구청장이 정부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효력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이종규(李鍾奎) 재산소비세심의관은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중앙정부 교부금을 줄이는 등 재정적 방법으로 대처하면 따르지 않을 지자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높아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지 않은 지자체장이 ‘표’를 의식하고 정부 안을 거부하는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많다.

조세연구원 김정훈(金正勳) 연구조정부장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거를 치러야 하는 ‘민선(民選)’이란 점을 감안하면 시장 군수 구청장들이 정부 방안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금에만 의존하는 부동산 대책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나 신도시 개발 등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손쉽게 동원할 수 있는 ‘세금 대책’에 의존하다 보니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아파트 재산세 가감산율 개편안
m²당 국세청 기준시가(평당 기준시가)가감산율(%)
75만원(247만5000원) 이하-20%
75만원 초과∼100만원(330만원) 이하-10%
100만원 초과∼120만원(396만원) 이하 0%
120만원 초과∼150만원(485만원) 이하 5%
150만원 초과∼180만원(594만원) 이하 10%
180만원 초과∼210만원(693만원) 이하 15%
210만원 초과∼240만원(792만원) 이하 20%
240만원 초과∼270만원(891만원) 이하 25%
270만원 초과∼300만원(990만원) 이하 30%
300만원 초과∼330만원(1089만원) 이하 35%
330만원 초과∼360만원(1188만원) 이하 40%
360만원 초과∼400만원(1320만원) 이하 45%
400만원 초과∼440만원(1452만원) 이하 50%
440만원 초과∼480만원(1584만원) 이하 55%
480만원 초과∼520만원(1716만원) 이하 60%
520만원 초과∼560만원(1848만원) 이하 70%
560만원 초과∼600만원(1980만원) 이하 80%
600만원 초과∼700만원(2310만원) 이하 90%
700만원 초과100%
자료:행정자치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