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의 농구 에세이]안방 9연승…"TG가 좀 튀지!"

입력 2003-12-01 17:38수정 2009-10-1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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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삼보의 홈인 강원 원주 치악체육관의 겨울은 춥다.

분위기가 썰렁하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온이 낮다. 코트 출입구에는 밖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기 위해 요즘 포장마차에서나 볼 수 있는 투명 비닐을 커튼처럼 쳐 놓았다. TG삼보 선수들은 경기가 없는 날 훈련이라도 하려면 다른 팀 선수보다 워밍업을 더 해야 한다.

이렇듯 냉장고 같은 체육관이지만 경기가 열리는 날엔 3500명의 관중이 꽉 들어차 용광로로 변한다. 웬만한 팀들은 그들의 함성에 녹아난다. TG삼보는 홈팬의 응원까지 업고 안방에서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오늘 밤 KCC와의 경기에서 이기면 프로농구 홈 연승 타이기록을, 이번 일요일 오리온스전 마저 이긴다면 신기록을 세운다. 무서운 것은 원주 시민 대부분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평일 저녁 경기인데도 관중석이 만원을 이룰 게 뻔하다. TG삼보를 제외한 나머지 9팀은 원주 경기를 싫어한다. 두려워한다.

신기록 달성의 첫 번째 관문인 KCC는 3위팀. 전주에서 열린 1차전에선 TG삼보가 한점차로 졌다. 2일 밤 경기는 홈게임이라는 점만으로도 TG삼보에 유리하다. 그러나 KCC가 그리 만만한 팀인가.

1차전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은 부상으로 결장했던 이상민이 뛴다는 것이다. TG삼보 선수들은 “표명일보다 이상민이 뛰는 게 더 좋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리저리 들고치는 터프한 스타일의 표명일보다 정공법을 펼치는 이상민이 상대하기에 편하다면, 이상민의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신기성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본다면 착각일 수 있다.

군 입대 전보다 신기성의 플레이가 성숙해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이상민이 신기성을 별로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 신기성이 이 말에 기분이 나쁘다면 오늘 저녁 진정한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그가 대선배인 이상민과 맞서기 위해선 이것이 필요하다. 두려움을 털어내는 일이다.

그나저나 TG삼보 전창진 감독의 걱정은 따로 있다. “주성이가 부산 경기 때 입 안을 다쳐 제대로 먹질 못해요.” 그래도 김주성은 뛴다. 관중의 응원을 배불리 먹어가며….

방송인 hansunkyo@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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