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올해도 못푼 ‘밤비노의 저주’

  • 입력 2003년 10월 17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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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도 컵스도 결국 저주에 울었다.’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사진)를 뉴욕 양키스에 헐값 트레이드한 뒤 85년간 우승하지 못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루스의 애칭)의 악령’. 애완 염소와 함께 온 관중을 입장시키지 않았다가 그 관중의 저주대로 58년간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

17일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8회말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놓을 때까지 5-2로 앞섰다가 역전패한 보스턴의 불운은 ‘밤비노의 악령’이 아니면 설명하기 힘들다.

결과론이지만 ‘밤비노의 악령’은 이날 보스턴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에게 달라붙은 셈이 됐다. 투구 수가 100개를 넘어서며 구위가 급격히 떨어졌지만 그는 웬일인지 계속 던질 것을 고집했고 결국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김병현을 챔피언십시리즈 선수 명단에서 뺀 것도 악령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았다. 그래디 리틀 보스턴 감독의 입장에선 확실하게 믿는 마무리가 있었다면 마르티네스가 고집을 부려도 투수교체를 감행했을 것이기 때문.

한편 플로리다와의 6차전에서 3-0으로 앞선 8회 잡을 수 있었던 파울볼을 홈 관중이 손을 대 놓친 이후 연패를 당했던 컵스엔 ‘염소의 저주’ 외에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괴롭힌 ‘랠리 몽키의 저주’까지 작용했다는 소문.

베이커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감독 시절이던 지난해 애너하임과의 월드시리즈에서도 5차전까지 3승2패로 앞섰지만 6차전 이후 ‘랠리 몽키의 저주’에 말려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랠리 몽키는 애너하임에 역전승을 불러온다는 살아있는 마스코트 원숭이.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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