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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1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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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대회 개막 직전 한국선수 아버지들의 ‘바지바람’을 들먹이며 경기 중 한국어로 아버지와 대화하는 것을 금지한 미국LPGA측에 후련한 한방을 날렸다.
11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 타탄필즈GC(파72)에서 열린 웬디스챔피언십(총상금 110만 달러) 최종 3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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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은 연장 세 번째 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웬디 워드(30·미국)를 따돌리고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그는 또 우승상금 16만500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81만8230달러를 마크, ‘빅스타’의 기준인 시즌 100만 달러 돌파도 바라보게 됐다.
3주전 빅애플클래식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때문일까. 이제 한희원은 ‘뒷심 부족’이 최대 약점이었던 지난해까지의 그가 아니었다. 이날 9언더파 63타를 몰아친 워드에게 공동선두(17언더파 199타)를 허용해 피 말리는 연장전에 돌입했어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17번홀(파3)에서 벌어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승부를 가른 9m짜리 버디퍼팅은 기술보다는 정신력의 승리였다. 3주 전 첫 승을 거두기 전까지 66개 대회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희원을 이토록 바꿔놓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지난 동계훈련의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꼽는다. 지난해 막판 체력이 달려 다잡았던 우승트로피를 세 번이나 놓친 그는 올 초 2개월여 동안 지옥훈련을 통해 근력과 지구력을 키웠다.
이 훈련을 통해 한희원은 미국LPGA투어 최정상급 아이언샷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66.1%에 그쳤던 그린적중률은 올 시즌 박세리(71.2%)보다 높은 72.5%로 당당히 5위.
이번 대회의 그린적중률은 83.3%나 됐다. 집중력 향상으로 퍼팅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해 87라운드를 돈 한희원의 총버디수는 272개. 올해는 65라운드 동안 벌써 246개를 잡아내 박지은(256개)에 이어 버디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이러니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어도 한희원에게 무릎 꿇었으리라는 평가가 나올 만도 했다.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내가 좋아하는 코스… 이길 자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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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할 수 있도록 성원해준 고국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즌 2승째를 거둔 한희원은 “너무 기쁘다. 3주 전 첫 우승을 거둬 편한 마음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미국LPGA 공식인터뷰 및 소속사인 휠라코리아를 통해 전해온 한희원의 일문일답.
―연장 3번째 홀의 긴 퍼팅을 성공시켰는데….
“브레이크가 거의 없는 직선 퍼트였다. 꼭 넣어 이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2승이 모두 지난해 준우승했던 대회였는데….
“우승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두 코스를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었다.”
―3라운드 17번홀에서 3퍼트 보기로 공동 선두를 허용했는데 당시 심정은….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웬디 워드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침착하게 풀어나가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데 박세리와 김미현이 최고의 성적을 냈던 해만큼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미국LPGA투어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내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대회 개막 직전 한국선수 아버지들의 ‘바지바람’이 구설수에 올랐는데….
“한국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데 대한 질투와 시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신경쓰지 않는다.”
―앞으로의 일정은….
“6개 대회를 연속 출전해 무척 피곤하다. 이번 주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에 출전하고 2주일을 쉰 뒤 다음달 2일 귀국해 한국여자오픈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인사할 예정이다.”
| 웬디스챔피언십 최종 성적 | |||
| 순위 | 선수 | 파 | 스코어 |
| ①* | 한희원 | -17 | 199 |
| ② | 웬디 워드 | -17 | 199 |
| ③ | 미셸 레드먼 | -15 | 201 |
| ④ | 줄리 잉스터 | -12 | 204 |
| ⑤ | 캔디 쿵 | -11 | 205 |
| ⑬ | 김미현 | -7 | 209 |
| *=연장우승 | |||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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