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디오니소스의 죽음'…마약에 빠진 로커의 죽음

  • 입력 2003년 6월 13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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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의 죽음/도태우 지음/302쪽 1만원 소명출판

1999년 중편 ‘발루아의 환영’으로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한 도태우(34)의 소설집. 표제작을 비롯해 ‘테에베 통신’ ‘판팔루스 판포스’ 등 4편의 중단편이 수록됐다. 신화적 상상력으로 밀도 있게 그려진 작품들이다.

표제작 ‘디오니소스의 죽음’에서는 돌연 세상을 떠난 록 보컬리스트 ‘권’의 죽음의 진실을 밝힌다. 권력과 자본, 마약과 예술은 서로 맞물려 ‘권’의 등을 벼랑으로 떠민다.

‘권’은 자신의 몸을 극한의 상황에 까지 몰아가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사른다. 화려한 공연이 끝난 뒤에는 끔찍한 두통과 절규가 ‘권’을 찾아왔다. 이 고통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마취성 중독제뿐.

한편 거물급 정치인인 아버지에게 있어 로커 ‘권’은 ‘올림푸스궁을 내던져 버린 디오니소스’와 다름없다. ‘권’의 신경 이상상태를 누를 수 있는 약물 구입을 중개한 음반회사 양 사장은 이를 빌미로 음반을 발매할 것을 강압적으로 요구한다.어머니의 사인(死因)에 대한 ‘권’의 자각, ‘권’의 죽음에 대한 단서를 ‘권’의 아내에게 전한 시숙의 교통사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혹의 구름이 서서히 걷혀진 곳에는 반마약 단체의 대표이면서 동시에 마약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권’의 아버지가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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