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피귀르 미틱 총서'…현대의 신화가 된 인물들

  • 입력 2003년 4월 25일 18시 57분



▽피귀르 미틱 총서

◇1권 오이디푸스/크리스티앙 비에 책임편집 정장진 옮김

◇2권 로빈슨/리즈 앙드리 책임편집 박아르마 옮김

◇3권 채털리/피에르 비투 책임편집 박혜숙 옮김

각권 180∼210쪽 각 1만2000원 이룸

이야기 속에서 나와 현대의 신화가 된 인물들이 있다. 고대 신화 속에서 나온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카산드라, 성경에서 나온 유다 카인, 고전문학에서 나온 채털리 로빈슨 드라큘라…. 이들은 본래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 그 시대와 사회의 일면을 대변했고, 세월의 흐름과 함께하며 사람들에게 회자돼 오다가 현대 사회에서는 연극, 영화, 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최근 연이어 출간되고 있는 피귀르 미틱(Figures Mythique·신화인물) 총서는 이 같은 인물들의 연원과 그 변천에 대한 검토를 통해 이들의 의미를 현대적 관점에서 다시 돌아본다.

이것은 이 인물들이 지금도 그 의미를 잃지 않고 있는 이유를 살피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집단적 의식과 그 힘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이기도 하다. 이 작업이 진지하게 이뤄진다면 옛 이야기의 회고적 반복이 아니라 이 시대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는 단계로 접어들 수도 있다.

첫째 권으로 나온 ‘오이디푸스’는 근친상간과 친아버지 살해라는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출발해 20세기 정신분석의 핵심에 자리 잡은 인물. 고대신화와 현대신화를 동시에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주인공이다.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에서 나온 ‘로빈슨’은 사회와 인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인물이고,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나온 ‘채털리’는 종교적 윤리적 가치관과 인간 욕망의 문제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한 인물이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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