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의 경력컨설팅]<10>재취업하려는 40대 직장인

  • 입력 2003년 2월 23일 18시 49분


중소기업에서 18년째 근무중인 홍모씨(46).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여파는 피할 수 있었지만 최근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로 자신의 명예퇴직 가능성이 제기되자 고민 중이다. 창업은 부담스러웠다. 그렇다면 젊은 사람들도 취업하기가 힘든 요즘 과연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방법을 물어왔다.

▽컨설턴트의 진단=IBK 컨설팅의 김한석 수석컨설턴트는 홍씨를 면담한 뒤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무능력과 홍씨의 ‘나이’가 재취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홍씨는 그동안 주로 총무와 인사 등의 부서에서 단조로운 업무를 해와 폭넓은 실무능력을 쌓지 못한 데다가 이미 젊은층 위주로 재편된 재취업 시장에서 홍씨 같은 40대가 원하는 직장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김 컨설턴트의 분석.

▽두드려라, 그러면 문은 열린다=김 컨설턴트는 홍씨에게 ‘경력의 자산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18년간 쌓아온 경력을 ‘유형 자산’(외국어, 컴퓨터기술, 각종 자격증 등)과 ‘무형 자산’(대인관계 노하우, 관리능력, 성격의 장점 등)으로 분류해 정리해보면 자신의 ‘몸값’이 눈에 보인다. 업무와 관련한 지인(知人) 리스트를 만들어 놓는 것도 이직할 때 도움이 된다.

다음은 전직에 성공하기 위한 ‘자산 건전화 과정’. 홍씨의 ‘유형 자산’은 신통치 않은 만큼 전직을 희망하는 업무에 필요한 실무능력을 보충하는 게 시급하다.

홍씨는 단일 경력을 가지고 있어 동종업계로 이직하는 게 유리하다고 김 컨설턴트는 조언했다.

각종 취업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전문가로부터 경력컨설팅 서비스를 받으면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6개월 이상은 준비해야 한다.

이제 최종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서는 단계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력서 작성과 면접을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홍씨와 같은 40대 구직자는 이력서를 쓸 때 젊은 사람들보다 몇 배나 더 공을 들여야 한다.

전직을 희망하는 기업과 업무를 철저히 분석한 뒤 자신의 유형 및 무형 자산이 해당 기업에 어떠한 이익을 줄 수 있는지를 이력서를 통해 강조해야 한다.

전직을 결심했으면 경력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가능한한 빨리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좋은 인상을 남겨 인맥을 유지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40, 50대 딜레마’=불과 5년 전만 해도 경제 활동의 중심축이었던 40, 50대. 그러나 고용시장이 젊은층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제는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위기의 세대’로 위치가 전락했다. 기업들이 이들을 관리자로 채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은 반면 실무 능력은 낮기 때문.

눈높이를 낮춰 낮은 직급으로 이직을 하려고 해도 연장자를 부하 직원으로 두는 것을 꺼리는 한국사회 특유의 정서가 이들의 재취업을 가로막고 있다.

그래도 40, 50대에 이직을 원한다면 눈높이를 낮추면서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이와 함께 자신이 해왔던 업무가 ‘사양 업무’라면 시간을 두고 경력을 유연화, 다각화해야 한다.

또 이직할 때 꼭 지금 받고 있는 월급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경력과 장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바람직한 경력관리이기 때문이다.

▼ 40-50대 이력서 쓰기 ▼

이력서는 지원자가 기업에 보내는 ‘구애편지’. 연애에도 기술이 필요하듯이 이력서 작성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40, 50대는 경력과 학력, 자격증 몇 개를 쓰고 나면 텅 빈 공간을 채울 길이 없어 막막해한다. 헤드헌팅 업체인 IBK컨설팅의 도움으로 이력서 작성 전략을 알아보았다.

40, 50대는 젊은층에 비해 갑절의 적극성을 보여줘야 한다. 때문에 취업 희망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파악한 다음 자신의 경력, 경험, 성향을 이에 맞게 포장해야 한다.

학력과 경력 외에도 추가할 내용은 많다. 기업 입장에서 자신을 고용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를 당당히 이력서에 표현해야 한다.

과거 근무했던 회사의 국내 외 경쟁사 리스트, 또는 자신이 직접 관리한 협력사 리스트는 자신의 업무 영역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 현재 활동중인 각종 모임과 읽고 있는 책도 장점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주의할 점은 모든 내용이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 장황하거나 과장된 표현으로 거부감을 주는 것은 금물이다. 지나치게 겸손한 표현도 피해야 한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말은 자신감 부족을 드러낸다.

오랜 업무공백처럼 자신의 경력에서 지우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약점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자신의 경력에 유리하도록 표현 방법을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이력서에서 젊은이 못지않은 적극성을 표현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40, 50대만이 가질 수 있는 안정감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40-50대의 이력서 작성 8가지 원칙 ▼

1.지원하는 회사에 맞는 ‘맞춤

이력서’를 작성한다.

2.기본사항은 빠뜨리지 않고

모두 적는다.

3.경력은 회사에서 요구하는

분야 중심으로 기술한다.

4.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이력서를 작성한다.

5.과거 회사에서의 기여도를

구체화한다.

6.자신의 약점을 무기로 바꾼다.

7.폭넓은 인간관계, 안정감 등

40, 50대만의 장점을 표현한다.

8.특기사항을 독특하게 표현한다.

자료:IBK컨설팅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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