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농구9단’ 허재는 달라

  • 입력 2003년 2월 13일 0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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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뛴다.’

TG엑써스의 플레잉코치 허재(38)는 역시 ‘농구 9단’이었다.

12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텐더 푸르미와의 경기를 앞두고 허재는 동료들이 슈팅 훈련을 하는 사이 벤치에서 쉬었다. “체력이 달리니까 워밍업도 살살 해야 합니다. 경기 때 뛰다보면 몸이 풀립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 허재.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는 듯 보였지만 그는 역시 승부사였다. 이날 4쿼터에 단 2개의 슈팅을 던졌지만 이 두 방이 모두 승부의 결정타가 된 것. 66-69로 뒤진 경기 종료 1분30초 전 공격제한시간을 2초 남기고 점프슛을 터뜨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69-71로 뒤진 종료 16.2초 전에는 왼쪽 45도 지점에서 결승 3점포를 날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단 12분을 뛰며 5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고도 단번에 최고 스타가 된 허재를 앞세운 TG는 6연승을 달리던 코리아텐더를 72-71로 누르고 단독 3위에 올랐다.

TG 양경민은 1쿼터 14점을 포함해 28점을 올리며 외곽 공격을 주도했고 골밑에서는 센터 존슨이 21점, 14리바운드로 버텼다. 새롭게 ‘박스 앤 원’ 수비를 펼치며 평균 26점을 기록하던 코리아텐더 주득점원 이버츠를 12점으로 묶은 대목도 TG 역전승의 원동력.

LG와 동양에 이어 3번째로 시즌 첫 7연승에 도전했던 코리아텐더는 8차례 동점을 반복하는 접전을 펼쳤으나 종료 직전 진경석이 역전을 노리고 던진 점프슛이 백보드만 때리는 데 그쳐 땅을 쳐야 했다.

잠실에서 LG세이커스는 페리맨(35점, 11리바운드)의 골밑 장악에 힘입어 SK나이츠를 시즌 팀 최다타이인 6연패에 빠뜨리며 98-77로 쉽게 이겼다. LG는 가장 먼저 30승(13패) 고지에 오르며 경기가 없는 동양을 반경기차로 제치고 21일만에 단독선두로 올랐다.

부천에서는 SK빅스가 맥도웰(22점, 12리바운드), 문경은(18점, 3점슛 4개)의 활발한 공격으로 KCC이지스를 74-73으로 제압했다.

여수=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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