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우즈 빠진 그린 엘스 천하

  • 입력 2003년 1월 20일 17시 30분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2003미국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450만달러)에서 극적인 연장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며 생애 첫 상금왕 등극을 향해 질주했다.

20일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레이CC(파70·7060야드) 10번홀(파4·353야드)에서 벌어진 소니오픈 연장 두 번째 홀.

엘스는 기적같은 18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올해 미국 PGA투어에 데뷔한 아론 배들리(21·호주)를 꺾고 81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었다. 4라운드를 2타 앞서 출발한 배들리와 16언더파 264타로 동타를 이룬 뒤 따낸 짜릿한 역전우승이었다.

이로써 엘스는 역대 미국PGA투어 최저타우승(31언더파 261타)을 차지한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이어 2주연속 우승, 89년 스티브 존스(미국)이래 14년만에 개막전과 시즌 두번째 경기를 내리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엘스는 악몽같았던 ‘하와이 징크스’를 털어낸 것도 큰 소득. 그는 2000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12m짜리 버디에 일격을 맞았다. 이어 2001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때는 최종 4라운드를 선두로 나섰다가 짐 퓨릭(미국)에게 역전패했고 그해 소니오픈에서도 다잡았던 우승트로피를 놓치며 단독 3위에 그쳤었다.

한편 ‘탱크’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이날 2언더파 68타를 치는 뒷심을 발휘했으나 공동 56위(2언더파 278타)에 그쳤다.

최경주는 24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피닉스오픈에 3주 연속 출전할 예정이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운명가른 연장 두번째 홀…엘스 18m 버디퍼팅 홀컵에 쏙-배들리는 6m 앞에서도 실패

숨막혔던 연장 두 번째 홀. 가장 짧은 파4홀로 장타자들은 원온도 가능하기 때문에 무조건 버디를 잡아야 하는 홀이었다.

그러나 엘스의 티샷은 왼쪽으로 휘면서 그린 왼쪽 둔덕 아래 러프에 떨어지고 배들리의 티샷은 그린앞 벙커에 빠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승부를 점칠수 없는 상황.

핀까지 15m거리에서 친 엘스의 어프로치샷이 핀을 넘어 그린 오른쪽 끝 프린지에 멈춰섰다. 홀컵까지는 무려 18m. 반면 배들리는 무난히 홀컵 6m거리에 투온시켰다. 엘스는 잘해야 파세이브, 배들리는 버디도 노려볼수 있는 평이한 라이.

이 때까지만 해도 배들리는 생애 첫 PGA우승의 꿈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이 엘스의 손을 들어줄 줄이야.

엘스의 18m짜리 버디퍼팅은 마치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듯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이에 의기소침한 배들리의 버디퍼팅은 홀컵 바로 앞에서 멈춰서고 말았다. 미국PGA투어 11승(메이저3승 포함)의 관록이 떠오르는 신예 배들리의 패기를 제압하는 순간이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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