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2]李-盧 대북관 안보논쟁 격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6일 북한 핵 문제 해법과 대북 인식을 둘러싸고 안보논쟁을 계속 벌였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25전쟁 이후 어느 정권에서도 남북간에 전쟁이 없었으나 유독 햇볕정책을 추진해온 민주당 정권 하에서 두 번의 서해교전이 있었고 핵 문제가 터졌다”며 “실패한 햇볕정책을 계속하고 핵 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결코 ‘평화의 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 후보를 겨냥해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줘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이 후보 중 누가 더 전쟁론자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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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거리유세에서 “이번 선거가 평화냐, 전쟁이냐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며 “이 후보가 현금지원을 끊으라고 하는 말은 금강산 관광과 경제교류 중단을 말하는 것이며, 그러면 남북관계와 대화도 끊긴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남북대화가 막히면 94년과 같은 핵 위기를 누가 무슨 수로 중재하고 해소할 것이냐”고 반문한 뒤 “남북관계가 그렇게 긴장으로만 가고 전쟁의 위협이 계속될 때 동북아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전쟁 불사론자’라는 것은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알렉산드르 만소로프 박사가 9일 발표한 글에서 지적한 것으로 노 후보의 발언은 조평통 발표와 아무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