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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29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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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패트 리히 상원의원(버몬트)도 울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까워하는 쪽은 보수진영이다.
그의 죽음이 알려진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대표적 보수논객 페기 누넌은 인터넷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칼럼을 띄웠고 보수논리의 본산인 주간지 위클리스탠더드의 주필 프레드 반스는 추도사를 월스트리트저널에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시 사설로 그의 죽음을 다뤘다.
공화당으로 치면 웰스턴 의원은 제시 헬름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과 같은 인물이다. 올해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하는 헬름스 의원이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라면 웰스턴 의원은 극단적인 진보주의자.
그는 보수진영의 좋은 먹이였다. 보수진영에서는 그의 진보적 주장을 민주당의 논리로 등치시켜 민주당을 공격하는 호재로 삼았다. 교수 출신의 재선인 웰스턴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군비 지출 삭감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같은 당에서도 이단자였다. 100명의 상원의원이 97 대 3으로 또는 95 대 5로 나눠졌을 때 그는 항상 소수에 속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후보인 놈 콜맨에게 뒤지고 있었지만 그는 대(對)이라크 의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보수진영이 아쉬워하는 것은 ‘가장 공격하기 좋은 진보주의자’가 없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워싱턴에서 드물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치인이었기 때문’(누넌씨). 그는 ‘정직한 진보주의자’(반스 주필), ‘확신 있는 정치인’(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이었다.
이제 그의 경기는 끝났다. 경기가 끝난 뒤 보수진영은 적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생각이 다른 경쟁자의 갑작스러운 퇴장을 슬퍼하는 스포츠맨십이 살아있는 한 제2의 웰스턴, 제2의 헬름스는 출현하게 돼 있다.
홍은택 국제부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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