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샌프란시스코극적 역전승 “승부는 지금부터”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7시 59분


샌프란시스코의 데이비드 벨이 8회 결승타를 터뜨린 뒤 1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데이비드 벨이 8회 결승타를 터뜨린 뒤 1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루키 돌풍을 일으키며 세상에 무서울 게 없었던 그도 역시 인간이었다.

2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벨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월드시리즈 4차전.

신인으로 자신의 첫 5승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만 따냈던 애너하임의 구원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0)는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쓴 채 고개를 떨궜다.

3-3 동점이던 7회 로드리게스가 구원 등판할 때만 해도 승부는 애너하임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가을 축제’ 들어 대단한 활약을 펼친 그가 샌프란시스코와의 2차전에서 이미 3이닝을 삼진 4개와 함께 퍼펙트로 틀어막았기 때문. 예상대로 7회 말 샌프란시스코의 거포 배리 본즈를 1루 땅볼로 잡은 것을 포함해 3타자를 간단하게 요리하면서 불같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4만2000여 관중의 광적인 응원열기에 위축된 듯 8회 말 샌프란시스코의 선두타자 J T 스노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패스트볼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위기를 맞은 로드리게스는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8번 데이비드 벨에게 다시 왼쪽안타를 빼앗기며 뼈아픈 결승점을 내줬다. 로드리게스가 포스트시즌 5연승 끝에 첫 패배를 당하는 순간이었다.

벼랑 끝에서 ‘K(삼진)-로드’라 불린 로드리게스 해법을 찾은 샌프란시스코는 4-3으로 역전승, 2승2패를 만들며 챔피언의 향방을 원점으로 돌렸다.

월드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마감한 본즈는 역대 월드시리즈 한 경기 최다인 3차례 고의 볼넷을 얻는 진기록을 세웠다. 결승타의 주인공 벨은 3대에 걸친 메이저리거. 할아버지 거스는 1950년부터 64년까지 내야수로 뛰었고 아버지 버디 역시 내야수로 18시즌 동안 현역생활을 한 뒤 89년 은퇴했다.

애너하임은 3회 3-0까지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으나 5회 3점을 내주며 승기를 날려버렸다. 애너하임의 트로이 글라우스는 3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려 본즈와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타이(7개)를 이뤘다.

5차전은 25일 오전 9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