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주택가의 정적을 깨는 기계소리에 놀라 골목을 내다보니 인부 몇 명이 콘크리트 길바닥을 일정한 크기로 자르고 있었다. 지난해 빗물이 빠지는 하수도(우수관) 설치 공사를 했는데 또 무슨 공사를 하는가 싶어 물어보니 가정에서 나오는 더러운 물을 배출하는 오수관 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편히 쉬어야 할 주말에 동네 주민들에게 한마디 고지도 없이 굉음을 내며 공사를 하는 것이나, 우수관 오수관 공사를 한꺼번에 하지 못하고 덮었던 길을 다시 파고 하는 비효율적인 공사를 보니 후진국식 행정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 모처럼의 주말이 씁쓸했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바로 설 때 주민들은 내 나라 내 고장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