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일 수교교섭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에게 과거 일본인 납치와 관련한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했다는 보도를 읽었다. 이러한 소식이 일본에 전해지자 일본 열도는 책임자 처벌과 사건의 진상 규명, 그리고 사죄 요구로 들끓고 있다고 한다. 같은 민족으로서 이러한 보도를 접한 필자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민감한 사안을 솔직히 고백한 김 위원장에 대한 느낌도 새롭거니와 일본은 우리 민족에게 그보다 수천만 수백만배의 고통을 가한 것에 대해 충분한 사과는커녕 역사적 사실마저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어찌 저럴 수 있단 말인가. 개인간은 물론 국가 간 새로운 관계 정상화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사과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