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청소년대표 브라질과 평가전서 3대4로 아쉬운 역전패

  • 입력 2002년 9월 17일 23시 23분


1-1 동점인 후반 5분 김동현(왼쪽 두번째)이 골지역 정면에서 브라질 수비수들을 앞에 놓고 이종민의 오른쪽 코너킥을 받아 헤딩으로 골을 연결시키고 있다.대전〓원대연기자
1-1 동점인 후반 5분 김동현(왼쪽 두번째)이 골지역 정면에서 브라질 수비수들을 앞에 놓고 이종민의 오른쪽 코너킥을 받아 헤딩으로 골을 연결시키고 있다.대전〓원대연기자
골대를 등지고 아크서클 왼쪽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가 옆에서 날아오는 볼을 뒤꿈치로 살짝 트래핑한 뒤 뒤돌아서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왼발 슛, 골∼인.

유럽의 빅리그나 남미축구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한국의 18세 소년이 이 같은 그림같은 슛을 성공시켜 일약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청소년대표팀(19세 이하)과 브라질청소년대표팀과의 평가전. 한국이 브라질에 3-4로 패했지만 청구고 3학년 김동현이란 ‘될성부른 떡잎’을 발견한 경기였다.

김동현은 0-1로 뒤지던 전반 37분 아크서클 왼쪽에서 김수형이 패스한 볼을 힐킥으로 페널티지역으로 떨어뜨린 뒤 왼쪽으로 드리블해 들어가며 왼발슛,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아 넣었다. 상대 골키퍼 디에고도 얼이 빠진 채 지켜보고만 있었던 멋진 골이었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김동현은 후반 5분 이종민이 오른쪽에서 띄워준 코너킥을 골지역 정면에서 지키고 있다 머리로 받아 넣어 브라질에 한국축구의 매운맛을 톡톡히 보여줬다.

김동현은 1m85, 80㎏의 당당한 체격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에 능하다. 100m를 12초에 뛰는 빠른 스피드에 헤딩력까지 두루 갖춘 파워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개인기도 뛰어나다.

2000년 1년간 브라질 지코클럽에서 연수하며 선진축구를 경험하기도 했던 김동현은 18세 이하 대표로 출전한 아시아학생선수권대회에서 5골, 7도움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등 최근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김동현의 2골에 이어 최성국이 후반 16분 추가골을 터뜨렸지만 수비불안을 드러내며 연거푸 3골을 내줘 결국 패하고 말았다. 81년 세계청소년선수권부터 대 브라질전 6연패.

한국에 조직력과 체력 보강이란 숙제를 안긴 경기였다.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한국은 전반에는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최전방 공격라인이 비교적 잘 맞물려 세계 최강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패스가 정교하지 못하고 개인기가 떨어졌지만 최성국과 김수형이 중원을 지휘하며 볼을 좌우로 빼주었다가 다시 상대 골문으로 이어지는 공격루트로 브라질을 잘 공략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도 급격하게 곤두박질쳤다. 최성국의 추가골로 3-1로 앞서던 후반 1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브라질에 허용한 프리킥 때 벽을 두껍게 쌓지 못해 제안에게 손쉽게 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이어 1분 뒤 히벨리누에게 다시 어이없는 골을 허용했고 후반 39분엔 결승골까지 내줬다. 모두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제대로 막지 못해 허용한 골이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이 후반 들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상대 선수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쳐 아깝다”고 평가했다.

대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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