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장들 “인플레 우려… 금리인상 필요”

  • 입력 2002년 9월 17일 17시 53분


'돈 너무 많이 풀렸어요' - 강릉=신원건기자
'돈 너무 많이 풀렸어요' - 강릉=신원건기자
은행장들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12개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장들은 17일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부동산값이 뛰고 있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박 총재는 “올 들어 8월말까지 가계대출이 72조원 증가했고 이 가운데 40조원이 부동산시장에 흘러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장들도 가계대출이 8월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며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있어 가계 부실화를 우려할 단계라고 맞장구쳤다.

시중에 돈이 풀리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경기회복에는 도움을 주지만 인플레 유발 가능성이 커 콜금리 인상이나 돈을 거둬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나 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에 대해 일부 은행장은 ‘눈에 띄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조금씩 올려야 한다는 은행장들도 있었다.

여러 은행장들은 “시중자금을 회수하더라도 너무 무리하게 하면 중소기업 자금공급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금리인상의 시기와 폭을 조절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국내외 경제상황으로 볼 때 아직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라는 견해를 유지했다. 돈이 많이 풀린 것은 인정하지만 세계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자칫 경제활동 전반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금리 인상의 대전제가 인플레인데 최근 물가는 3%선에서 안정적”이라며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값을 잡기 위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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