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이태섭/´원자력´이 두렵다고요?

  • 입력 2002년 9월 4일 18시 31분


6일은 국내 원자력 관련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 이용의 안전성 향상과 안전의식 강화를 다짐하는 ‘원자력 안전의 날’이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원자력 안전의 날’은 95년 9월 10일 제정되어 매년 기념행사를 갖고 있는데, 이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원자력을 보다 안전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다양한 문명의 이기들을 이용하며 생활의 편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전기와 같은 편리한 에너지의 이용과 교통과 정보통신 등의 발달은 인류문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제3의 불’로도 일컬어질 만큼 인류의 에너지 이용방식에 신기원을 이룩한 원자력 또한 그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력 이용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대량의 전력생산 등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가져다 주는 여러 가지 이점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서운 파괴력을 지닌 원자폭탄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1986년 4월 26일 구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사고도 원자력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대 과학문명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자동차 사고나 비행기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서 이것을 이용하지 말자고 하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사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이유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곧 과학문명시대에 걸맞지 않은 불합리한 태도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여기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원전에서 체르노빌 같은 사고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원전은 체르노빌 원전과는 기본 설계개념부터 판이한 데다 자체 안전시스템에 의한 다중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체르노빌 원전의 경우 원자로 전체를 감싸주는 원자로 건물이 없어 사고 발생시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방출되었지만, 우리나라의 원전은 원자로 전체를 감싸주는 원자로건물 등 5중의 방호벽이 설치되어 있어 어떠한 경우에도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새어나갈 수 없게 되어 있다.

만약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몇 만분의 일도 안 되는 가능성을 문제삼아 원자력발전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당장 늘어나는 전력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화력발전소를 건설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 기후변화협약 등 국제환경규제에 제약받게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보다 진솔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원자력은 결코 우리 인류에 재앙이 되는 악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원자력이 비록 무서운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현재의 과학기술은 이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원자력을 이용한 문명의 이기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태섭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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