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조윤정“아깝다!”…셀레스에 석패

  • 입력 2002년 9월 1일 17시 35분


강적 모니카 셀레스를 상대로 접전을 벌인 조윤정이 회심의 샷이 아웃돼 포인트를 잃자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플러싱메도AP연합
강적 모니카 셀레스를 상대로 접전을 벌인 조윤정이 회심의 샷이 아웃돼 포인트를 잃자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플러싱메도AP연합
후회 없는 한판이었다.

패자의 얼굴에서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미소가 흘러나왔고 혼쭐난 승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그마한 체구의 이름 모를 동양 선수가 보여준 끈질긴 투혼에 2만명 가까운 관중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1일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테니스대회 US오픈(총상금 1617만달러) 여자단식 3회전. 세계 랭킹 106위로 예선 통과자인 조윤정(23·삼성증권)은 한때 세계 정상을 군림했던 6번 시드의 왼손잡이 모니카 셀레스(29·미국)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1-2(1-6,7-5,3-6)로 아깝게 졌다.

조윤정은 비록 2000년 대회 남자단식에서 이형택(삼성증권)이 거둔 16강 쾌거를 재연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미국 CBS방송과 홍콩 스타TV 등에서 생중계되는 가운데 자신의 강인한 인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조윤정은 전화 인터뷰에서 “누구와 싸워도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체력과 서브를 보강해 다시 한번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윤정은 메이저대회에서 9차례나 우승한 셀레스를 맞아 실책수에서 33-34로 대등했고 경기 도중 내리 7게임을 연속해 따내는 저력을 보이며 당당하게 맞섰다.

32강 진출로 3만6500달러(약 4700만원)의 상금을 확보한 조윤정은 140점 가량의 랭킹 포인트를 보태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자신의 최고 랭킹인 80위 안팎까지 껑충 뛸 전망.

조윤정은 2일 귀국한 뒤 투어대회인 폴로오픈(9∼15일·중국 상하이)과 도요타 프린세스컵(16∼22일·일본 도쿄) 출전에 이어 이 달말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2만2647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 센터 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조윤정은 난생 처음 뛰어보는 엄청난 경기장 규모에다 소음에 위축된 듯 보였다. 첫 세트를 1-6으로 맥없이 내준 뒤 2세트 들어서도 1-5까지 뒤진 것.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7-5로 2세트를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셀레스는 조윤정의 파워 넘치는 다운 더 라인에 박수까지 치며 찬사를 보냈을 정도. 조윤정은 마지막 3세트 초반에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셀레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할 기회를 날려버리며 추격의 실마리를 푸는 데 실패했다.

한편 비너스 윌리엄스,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등 상위 시드 선수들은 16강에 안착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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