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공주, 호남고속철 유치 팔 걷었다

  • 입력 2002년 8월 26일 19시 06분


‘1세기의 뼈져린 후회.’

충남 공주시가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사 유치추진위’를 구성하고 내달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충북도는 95년 ‘호남고속철도 기점역 오송(청원군 강외면) 유치추진위’를 만들어 이미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철도의 지역 통과 반대로 지역의 낙후를 가져와 절치부심해온 지 110여년 만의 일이어서 지역민들로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대목이다.

철도 부설과 관련한 이야기는 18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은 한반도 경부선 부설권을 획득해 ①서울∼충주∼안동∼경주∼부산 ②서울∼충주∼청주∼문경∼상주∼대구∼부산 ③서울∼청주∼공주∼논산∼금산∼영동∼추풍령∼대구∼부산 등 세가지 노선안을 마련했다. 공주 및 청주와는 달리 대전은 계획 안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일본은 전쟁 수행을 위해 철도 부설을 서둘러야 했기 때문에 문경 새재를 뚫어야 하는 ①안 보다는 ②, ③안을 선호했으나 공주와 청주의 경우 유림 등의 반대가 심해 보수성과 지방색이 엷은 부강∼대전∼영동 노선을 최종 선택했다.

호남선 철도가 대전을 경유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은 당초 조치원∼공주∼노성∼논산∼강경∼이리(현 익산)를 경유하는 노선안을 마련해 측량까지 마쳤지만 호남선철도 부설 기간이 11년에서 7년으로 단축되면서 공주를 거칠 경우 금강철교를 놓아야 하고 반대 분위기가 많아 대전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당시로서 가장 획기적인 교통 수단이었던 철도가 모두 대전에 집중됨에 따라 대전은 전국 최대의 교통중심지로 부상하면서 거대 도시로 발전했다. 반면 공주는 1932년 충남도청까지 대전에 빼앗겼고, 청주도 발전의 전기를 상실하고 말았다.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사 유치추진위 정영일(鄭榮一) 위원장은 “과거와는 달리 철도 부설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특히 현재 충남도청 이전문제가 거론되고 있어 호남고속철의 공주역사 유치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공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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