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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0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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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과 팬의 인기면에서 홈런을 많이 때려내는 슬러거들이 훨씬 더 대접을 잘 받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야구선수들에겐 타격왕에 오르는 것 자체도 대단한 영광이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20년동안 불과 13명만이 타격왕의 자리에 오른 ‘희귀성’이 이를 증명한다.
이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한화 이영우(29)와 기아 장성호(25)의 싸움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하루만 지나면 1위 자리가 바뀔 만큼 치열한 상황.
한화의 톱타자로 나서는 이영우는 장단타에 두루 능하다. 1번으로 나서면서도 홈런을 21개나 때려냈을 정도. 타격의 기복도 없는 편. 90경기에서 안타를 쳐내지 못한 경기가 18게임에 불과할 정도로 꾸준하다.
한화에 부임한 99년부터 그를 돌봐준 ‘왕년의 타격왕’ 이정훈 타격코치는 “겨울훈련때부터 마음가짐을 단단히 한 덕”이라며 “지난해 못친 3할을 다시 때려내기 위해 정신적으로 무장을 다시 했고 기술적으론 변화구 공략시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단점을 보완했다”고 칭찬한다.
19일 현재 타격(0.352)과 최다안타(122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이영우는 출루율(0.436)도 3위에 올라 있어 다관왕 욕심까지 내고 있다.
‘외다리 타법’의 장성호는 양준혁(삼성)의 대를 이을 만한 재능을 가진 ‘안타기계’. 98년부터 4년연속 3할타율을 거뒀고 올해 역시 0.349로 이미 3할을 굳혔다. 그는 특히 ‘몰아치기’에 능해 올시즌 3안타 이상을 기록한 게 11경기나 된다.
당초 “3할3푼 정도가 목표였다”는 장성호는 “지금의 성적은 오버하는 것”이라며 익살을 부린다. 그는 “물론 타격왕 타이틀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예전처럼 타율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는다”고 말한다.
전반기 내내 타격 상위권에서 다툼을 벌이던 둘은 후반기에서도 한치의 양보도 없다. 똑같이 타격페이스가 주춤하며 둘 다 후반기에서 59타수 15안타(0.254)를 기록중이다. 이들의 차이는 불과 3리.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