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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0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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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증권 김병웅 선물옵션팀장(35·사진)은 업계에서 고수 중의 고수로 꼽힌다. 그는 선물 옵션 거래를 시작한 후 41개월간 360억원의 수익을 냈다. 그동안 월별로 손해를 본 달은 3, 4개월에 불과하다. 올 4월 이후에만 86억원을 벌었다. 업계에서 독보적이다.
비결이 뭘까. 그는 “하늘이 도와서”라며 웃었다. 김 팀장은 이어 “수익보다 생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위험관리로 좀처럼 큰 손실을 입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가 고수로 인정하는 사람은 △3번 이상 깡통을 찬 경험이 있지만 △3년 연속 이익을 낸 투자자다. 김 팀장은 “3번 이상 큰 실패를 맛보면 위험관리를 몸으로 깨닫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3시에 일어난다. 어릴 때부터 잠이 적은 편. 이때부터 미국 시장 분석에 나선다. 하루 전략을 구상한다. 퇴근은 오후 9시. 업계 선두로 인정받지만 매일 매매일지 작성을 잊지 않는다.
김 팀장은 “확신이 설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른다”며 “성격이 선물 옵션 투자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그의 성공은 탁월한 감각과 엄청난 성실성이 맞물린 결과다.
그는 개인들이 선물 옵션 투자로 손해를 보는 것이 안타깝다. 김 팀장은 “개인들이 증거금 관리를 제대로 못하거나 요행을 바라고 투자해서는 무조건 실패한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두 가지.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고 평범한 사람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이다. 김 팀장은 “돈이 많은 사람에게 또 돈을 벌어주기는 싫다”고 말했다. 그가 만들고 싶은 펀드는 ‘노동자 펀드, 농어민 펀드, 샐러리맨 펀드’ 등이다. 연봉의 30%선에서 가입금에 한도를 설정할 예정.
김 팀장의 책상에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글이 적혀 있다.
‘침착 냉정해야 하며…얼음구덩이에도 뛰어들 과단성과 바위처럼 기다리는 인내심이 있어야 하며…선물 투자의 성과는 투기에 의한 횡재가 아니라 피나는 노력을 한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하나의 인간 승리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